李 “기재부 탁상머리 때문에”···노골적 비판홍남기 “재원 여건 종합적 판단할 것” 고수신년 추경 이번주 윤곽···거리두기·세수 관건
이 후보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손실보상 사각지대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보상과 지원 규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적고, 그 차이를 국민의 고통으로 때워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억울한 사람들이 없게 대폭적이고 선제적인,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재부 관료들의 책상머리 생각들 때문에 진척이 잘 안 되긴 한다”면서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피해를 온 국민의 이름으로 지원하는 것을 왜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만큼 안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5일 오후 연합뉴스TV ‘뉴스프라임’에 나와 “기재부가 모든 부처의 상급 기관, 국무총리 말도 안 듣고 쉽게 말하면 대통령, 청와대와도 충돌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릴 정도”라며 “이게 과연 국민 주권주의에 맞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재무부와 기획예산처를 합쳤는데 이게 효율적 측면 있는 반면 각 부처가 너무 종속적으로 되는 것”이라며 “옛날에 한 것처럼 분리하자. 미국 방식으로 예산이 제일 중요하니 직접 (대통령) 직할로 두는 게 좋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4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진행한 신년 회견에서 “(추경은) 설 전에 당연히 가능하고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규모와 시기에 있어서 25조원 내지 30조원 정도가 실현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기재부는 여당에서 요구 중인 추경안 편성과 관련해 ‘추후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일단은 본예산 신속 집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밝히고 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추경은 지난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내용에 제가 더 추가로 설명해 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 여부는 향후 방역 전개 상황, 소상공인 피해 상황, 추가 지원 필요성, (국회에서 확정된) 기정 예산에서 동원할 수 있는 규모와 세수 등 재원 여건과 같은 전반적인 제반 요인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판단해 결정할 계획이라는 홍 부총리의 말씀을 반복해서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일차적으로는 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1분기에 최대한 집중적으로 집행하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당시 ‘향후 여건을 정부가 종합 점검·판단해 추경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기존 ‘고려하지 않고 있다’에서 ‘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정부 입장이 미묘하게 변화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재정당국에 따르면 편성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대선 전 추경의 필요성 여부를 심사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0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추경 편성 여부와 관련해 “여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2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30조원 상당의 추경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 역시 정부 설득을 전제로 추경 편성에 공감한 상태다. 정부의 입장은 3일 홍 총리의 발언이 아직 유효하다. 헌법상 예산에 대한 편성 권한은 정부가 갖고 있기 때문에 기재부가 끝까지 버티면 관철이 쉽지 않은 구조다.
홍 부총리가 제시한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잣대가 앞으로 방역 진행 상황과 소상공인 피해 상황, 추가 지원 필요성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방역 즉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11월 기준 재정동향을 13일 발표하면서 지난해 초과세수의 규모를 대략이나마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과세수가 20조원대로 올라선다면 추가적인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선 선거운동 개시일이 2월 1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경 의결의 데드라인은 2월 14일이 된다. 추경 편성에 필요한 최소 2주 이상의 물리적 시간과 설 연휴 등 일정을 고려하면 기재부는 이번 주말 또는 내주 초에는 최소한 편성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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