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이승우 교수팀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배터리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 부피, 화재 위험은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고무 형태의 고분자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지난 13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논문이 소개된 석학이다.
이 교수가 개발한 고체 전해질은 기존 고체 전해질의 단점으로 꼽히던 이온전도도를 100배 높이면서 고무와 같은 신축성까지 확보했다.
이온전도도는 배터리 내부에서 이온이 얼마나 잘 이동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온전도도가 높을수록 배터리 내부의 리튬 이온이 빠르게 전달된다.
또 고체 전해질의 신축성이 뛰어나면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 나뭇가지처럼 뾰족하게 자라나는 덴드라이트(dendrite)로부터 전해질이 손상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이온전도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고체 전해질 구현은 난제로 꼽혀왔던 만큼, 이 교수팀이 개발한 고체 전해질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기술을 도입하면 현재 한 번 충전 시 500km 수준인 전기차 주행거리가 800km까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독자적으로 확보해 온 기술에 이 교수팀의 연구 성과를 더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미국 솔리드파워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에서 제조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앞선 2020년부터는 노벨상 수상자로 잘 알려진 미국 텍사스대 존 굿이너프(John Goodenough) 교수와 협력하고 있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은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둔 이승우 교수팀과 협력해 꿈의 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앞당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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