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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VIP 품격 느끼다

[시승기]제네시스 G90,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VIP 품격 느끼다

등록 2022.01.22 20:00

경기 용인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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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풀체인지 된 4세대 럭셔리 모델플래그십 모델 안락·정숙한 주행성능 구현쇼퍼드리븐은 개인화 맞춤 공간으로 진화원격 스마트 주차보조 첨단 안전사양 적용일반 세단 8957만원, 롱휠 1억6557만원~

사진=제네시스 제공사진=제네시스 제공

플래그십 세단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사장님 차’가 아닌 ‘회장님 차’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만 보더라도, VIP 전용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수입차 품질과 내구성을 좋게만 보던 과거에는 국산 플래그십 세단을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산차와 수입차간 격차는 줄어들었고, 이제는 국산과 수입을 구분짓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 일각에서는 국산차 기술력이 수입차를 압도한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제네시스는 ‘국산차도 럭셔리할 수 있다’를 몸소 실천한 브랜드다. 지난 2015년 브랜드 론칭 당시 차종명을 통일해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G’에 차급을 고려한 숫자를 조합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론칭 직후 처음으로 선보인 차는 G90의 전신인 ‘EQ900’이다. 현대차 최고급 모델이던 ‘에쿠스’가 그동안 축적해온 위상과 헤리티지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내 시장에서만 EQ900이라는 차명을 사용했고, 해외에서는 G90으로 불렸다. 제네시스는 2018년 EQ900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공식 차명을 G90으로 변경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G90은 3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4세대 모델이다. ‘국산 프리미엄 자존심’인 제네시스가 내놓은 초대형 세단에 대한 시장 관심은 뜨겁다. 신형 G90은 지난달 17일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첫 날에만 1만2000대를 기록했고, 보름여만에(영업일 기준) 2만대에 육박하는 예약고를 올렸다.

제네시스 G90,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VIP 품격 느끼다 기사의 사진

지난 11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신형 G90의 실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웅장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물 흐르듯 유려한 실루엣은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제네시스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정점에서 구현한 G90의 전면부는 제네시스의 날개 엠블럼을 형상화한 엠블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신규 크레스트 그릴은 두 층의 지-매트릭스 패턴을 엇갈리게 입체적으로 레이어드했다. 그릴 양 옆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제네시스 역사상 가장 얇은 두께의 ‘두 줄 디자인’이 적용됐는데, 좌우로 시선을 분산시켜 날렵하면서도 매끈한 인상을 준다.

특히 후드와 펜더는 하나의 패널로 구성돼 일체감을 강조했다. 단차를 허용하지 않는 크램쉘 후드는 패널 사이의 이음새를 최소화해 시각적 간결함을 완성했고, 두께를 80% 가까이 줄여 돌출부가 줄여든 ‘기요세 패턴 엠블럼’은 한층 럭셔리한 이미지를 뿜어낸다.

측면부는 후드에서 창문 하단부를 따라 트렁크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과 휠을 감싸는 펜더의 ‘애슬래틱 파워 라인’은 강인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특히 차문 손잡이는 시동을 끈 상태거나, 주행 중에는 숨겨지는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기능이 적용됐다. 운전자가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다가가면 자동으로 손잡이가 튀어나온다.

후면부 역시 고급스러운 감성을 표현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제네시스 디자인 핵심 요소인 두 줄의 리어 콤비램프가 트렁크를 따라 길게 이어져 있고, 두 줄 사이에 제네시스 레터링 엠블럼을 간결하게 배치했다. 번호판, 각종 센서, 후진등과 같은 기능적 요소를 하단부로 내려 깨끗한 뒷모습을 완성했다.

사진=제네시스 제공사진=제네시스 제공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약 20분간 뒷좌석에 앉아 VIP 체험을 해봤다. 항공기 1등석을 연상케 하는 후석은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극대화하도록 최고급 소재만 사용했다.

뒷좌석 중앙부에는 8인치 암레스트 터치 디스플레이가 자리잡고 있다. 시트 조절부터 마사기 기능, 송풍, 선루프 등을 후석 탑승자의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다. 조수석 뒷부분에 부착된 10.2인치 대화면 터치 스크린에서는 영화, 날씨, 내비게이션 등도 볼 수 있다. 시트각도를 최대한 눕히면, 조수석이 앞으로 젖혀지면서 자동으로 발 받침대가 튀어나온다. 발 받침대에서는 마사기 기능도 지원한다.

특히 오너의 기분 상태에 맞춰 4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무드 큐레이터 케어 모드’는 실내 조명과 음악, 향기 등을 최적화해 승객의 기분전환을 돕는다. 브랜드 최초로 3가지 종류의 향기 시스템을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섬세함은 G90에 적용된 ‘메탈 지-매트릭스 패턴 가니쉬’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 전통 공예에서 비롯된 ‘상감 기법’을 응용한 장식으로, 도어 트림에 적용한 애쉬 우드 또는 포지드 카본 소재에 제네시스 상징인 두 줄과 지-매트릭스를 리얼 메탈로 새겨 넣어 고급감을 극대화했다.

제네시스 G90, 도로 위의 ‘퍼스트 클래스’···VIP 품격 느끼다 기사의 사진

문을 열고 닫을 때에는 앞좌석 센터콘솔이나 도어트림, 좌석 중앙부 디스플레이 등에 위치한 버튼만 버튼만 누르면 된다.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차문 무게도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석은 브레이크 페달 조작 시 닫히도록 설정할 수 있고, 승객이 하차한 뒤에는 외부 문 손잡이 스위치를 누르거나 리모콘의 잠금 버튼을 꾹 누르면 된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버추얼 베뉴’는 뱅앤올룹슨 사(社)의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23스피커)을 통해 ‘보스턴 심포니 홀’ 또는 ‘뱅앤올룹슨 홈’ 등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하는 가상 3D 서라운드 음향 기능이다.

버추얼 베뉴를 실행하면 ▲차량에 적용된 디지털 마이크를 통해 실내를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선택한 장소의 음장 특성을 재현하는 신호를 생성하고 ▲현재 차량 속도와 연계해 실내 소음을 최소화 및 안정화한 뒤 ▲23개의 스피커를 통해 오디오를 재생한다.

사진=제네시스 제공사진=제네시스 제공

시승 코스는 용인 수지 제네시스 전시장을 출발해 곤지암 인근을 오가는 약 130km 구간이었다. 전장 5275mm, 전고 1490mm, 전폭 1930mm라는 거대한 차체 크기에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겁을 먹었다. 하지만 과하다 싶을 정도의 각종 첨단 안전사양과 주변을 입체적이고 직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서라운드 뷰 등이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G90는 센터 콘솔에 적용된 지문 인증 시스템으로 키 없이도 차량의 시동과 주행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설정 등 개인화 설정을 자동으로 불러오고, 차량 내 간편 결제나 발레 모드 해제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된 본인 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솔린 3.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출력 380마력(PS), 최대 토크 54.0kgf·m를 갖춘 G90은 높은 출력과 토크를 뒷받침하고 브레이크 디스크의 원활한 냉각을 위해 언더커버 가이드홀, 더스트 커버 홀, 휠가드 쿨링베인 등 브레이크 다중 냉각 구조를 적용했다.

3.5 터보 엔진은 차량 주행 조건에 따라 연료를 최적 분사하는 듀얼퓨얼 인젝션 시스템과 엔진에 유입되는 공기를 빠르게 식혀 가속 응답성을 높여주는 수냉식 인터 쿨러 등으로 9.3km/ℓ의 복합 연비를 달성했다.

플래그십 세단 답게 주행 질감은 매우 부드러웠다. 노면이나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없는 높은 실내 정숙성을 구현했다.

시승구간은 대형 화물트럭 이동량이 많은 곳이라 군데 군데 도로가 파인 험로가 많았다. 하지만 G90은 울렁이거나 덜컹이지 않고 부드럽게 문제 구간을 빠져나갔다. 스스로 차고를 높여 차체 하부의 손상을 보호하고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적용된 덕분이다.

고객의 운전 성향에 맞게 브레이크 제동감을 조절할 수 있는 ‘브레이크 모드’도 추가했다. 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스포츠 모드가 탑재됐다. 뒷좌석 승객에게 부드러운 제동감을 구현하는 ‘쇼퍼 모드’도 인상적이다.

앞이 뻥 뚫린 도로이 나오자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에 힘을 줬다. 디지털 속도계가 빠르게 치솟았지만, 운전자가 체감하는 발진가속력은 저항감이 없었다. G90은 고속 주행 시 차고를 스스로 낮춰 공기 저항을 줄이고 연료 소비 효율을 높여 주행 안정성을 확보해 준다.

큰 덩치에도 정제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방에 방지턱을 인식하면 방지턱 진입 100m 전 전륜 차고를 10mm 상향시키고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최적으로 제어해 준다. 전륜이 방지턱에 닿는 순간 충격을 줄여 차체가 위 아래로 흔들리는 현상(피칭)도 최소화한다.

유턴 구간에서는 예상보다 쉽게 차를 돌릴 수 있었다. 낮은 속도로 선회시 앞바퀴가 돌아가는 반대 방향으로 뒷바퀴가 최대 4도 돌아가 회전 반경을 중형차 수준으로 줄여준 덕분이다.

사진=제네시스 제공사진=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신형 G90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G90은 오늘의 제네시스가 세계 시장에 자신 있게 선보이는 궁극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보여준다”며 “G90은 최고급 세단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 모두를 경험해 본 신형 G90은 제네시스의 이 같은 자신감이 허세가 아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신형 G90의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세단은 8957만원, 롱휠베이스모델 1억6557만원부터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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