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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중앙회 농업지원비 때문에 '4위' 내준 농협금융

금융 은행

중앙회 농업지원비 때문에 '4위' 내준 농협금융

등록 2022.02.21 15:32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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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우리금융에 밀리며 작년 '빅4 금융'서 빠져순익 2조6034억원이지만 '농업지원사업비'에 4460억원순익 늘면서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지비 꾸준히 늘어금감원 정기검사서 농업지원사업비 도마 위에 오를 듯2012년 신경분리 후 10주년···손병환 회장 수익성 고민↑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네번째)은 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2년도 경영협약식에 참석해 계열사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식 조합감사위원장,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유찬형 농협중앙회부회장, 이재식 상호금융대표이사,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 이규삼 감사위원장) 사진=농협중앙회 제공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네번째)은 4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2022년도 경영협약식에 참석해 계열사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식 조합감사위원장,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유찬형 농협중앙회부회장, 이재식 상호금융대표이사,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 이규삼 감사위원장) 사진=농협중앙회 제공

농협금융그룹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원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빅4 금융그룹'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농업지원사업비에 발목이 잡히면서 보험과 증권 계열사 등 계열사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 우리금융에 밀렸다. 조직 안팎에서는 지난 2012년 농협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분리) 이후 10년이 지난만큼 농협금융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조2919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지주 출범 이래 처음으로 순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2020년 우리금융그룹을 제치고 올라섰던 '빅4 금융그룹' 위상을 1년 만에 다시 내줬다.

발목을 잡은 것은 농협금융이 매년 농업·농촌·농업인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다. 농업지원사업비 4460억원을 포함하면 순이익은 2조6034억원에 이른다. 우리금융의 2조5879억원보다 앞선 실적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금융 자회사가 '농협' 이름을 쓰는 대가로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2017년부터 기존의 '명칭사용료'에서 '농업지원사업비'로 이름을 바꿨다. 기업의 브랜드 사용료와는 달리 농협중앙회가 추진하는 농업지원 활동에 수익 일부를 환원한다는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농협중앙회 정관에 따르면 직전 3개년도 매출을 고려해 평균 영업수익이 10조원을 초과하면 영업수익의 1.5~2.5%를, 3조~10조원은 0.3~1.5%, 3조원 이하는 0.3% 이하로 각각 부과하고 있다. 농업법에서도 영업수익 또는 매출액 1000분의 25(2.5%) 범위에서 사업비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농협금융의 농업지원사업비 추이를 보면 지난 2016년 3832억원, 2017년 3629억원, 2018년 3858억원. 2019년 4136억원, 2020년 4281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4460억원을 냈다. 농협금융이 2016년 당기순이익 3210억원에서 2017년 8598억원으로 훌쩍 뛰어오른 뒤 2018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성이 좋아지자 농업지원사업비 역시 꾸준히 증가한 셈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매년 농업지원사업비에 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엔 교육사업비를 4933억원으로 전년대비 192억원 늘렸다. 농축산물 책임판매량 증대와 산지유통 활성화, 농산물 수급 안정 등 농업인 지원 사업을 전면 확대한다는 취지다.

다만 타 금융그룹과의 무한경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하는 농협금융으로서는 한 푼이 아쉬울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더불어 배당금까지 받는 농협중앙회가 많은 수수료를 취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농협금융은 그 자체가 지주회사긴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라는 특수한 구조인만큼 수수료를 과도하게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나친 농업지원사업비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몇 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농업지원사업비'가 주요 감사 항목에 오르면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2020년엔 농협은행에 농업지원사업비 납부가 과다하다고 농지비 산정방식 합리화와 관련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당국은 순이익 악화에도 농업지원사업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자본건전성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금감원이 4월 '정기검사' 첫 대상으로 NH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이 거론되면서 또 한 번 농업지원사업비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지주·우리은행 다음 수검 대상으로 NH지주·농협은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종합검사 대신 정기‧수기 검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선제적 위험 관리를 강조해온 만큼 농업지원사업비가 다시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농협금융을 이끄는 손병환 회장은 결국 순이익이 느는만큼 늘어나는 농헙지원사업비를 상쇄할만한 수익성 제고를 이끌어야 한다. 은행의 기업 부분 강화, 카드 사업 분리,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향상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성과에 대한 압박이 큰 상황이다.

손병환 농협금융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올해는 특별히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라며 "농혐금융 10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서는 NH농협은행에 치우친 수익 구조와 비은행부문의 고른 성장을 꾀해야 한다. 특히 비은행부분에서 NH투자증권 의존도가 높은 만큼 NH농협생명과 NH손해보험 등 보험계열사와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는 운용사 등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시급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농업인, 농업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농업지원사업비는 특수한 경우로 봐야 하지만 수수료 산정 부분이 합리적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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