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바이오센서·씨젠, '포스트코로나' 대비글로벌 영토 확장 및 M&A, R&D에 집중일부 기업, 코로나 진단키트 공급에 전념휴마시스 "현 상황 심각···키트 공급 급급"
일부 업체들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바이오업계 1위를 기록한 체외진단 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벌어들인 대규모 자금으로 M&A 및 지분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규모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는데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37억원, 9억원이었으나 이듬해에는 각각 1조6862억원, 7383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으며 작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0월 브라질 지역 체외진단 기업인 'ECO Diagnostica'를 인수하고 남아메리카 시장의 거점지역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아울러 아프리카 및 유럽지역 내 지사를 설립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최선을 다해 올해 글로벌 거점지역 확충에 만전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및 유럽 시장 내 우수한 체외진단기업을 인수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현지 생산 시설 확충 및 현지 영업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보유한 150여개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인 생산 판매 활동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또 회사는 기존 자가혈당측정 사업부문 확장을 위해 연속혈당측정 기술을 보유한 코넥스 상장기업인 UXN 지분투자도 진행했다. 현재 당뇨병 환자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혈당측정기 세계시장의 규모는 2019년 약 15조원에서 2025년 17조원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에서 UXN이 가진 원천 기술력과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가진 혈당측정기 사업 플랫폼을 바탕으로 글로벌 연속혈당측정기 시장을 장악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가족회사들은 바이오회사 지분을 활발히 매입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의 개인회사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구 이노센스)는 최근 씨티씨바이오 보통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해 지분 6.5%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 1996년 창립해 동물약품, 인체약품, 사료첨가제 및 단미보조사료, 건강기능성식품 제조, 판매하는 업체로 미생물발효기술, 약물코팅기술, 약물전달기술등 다양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회사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약 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16.2%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엔에이백신연구소(20억원), 씨티씨바이오(36억원), 셀리드(71억원), 상하이 로히 바이오테크놀로지(68억원) 지분 투자에 나섰다. 또 2015년 신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한 파마리서치바이오에도 1000만원을 투자해 추가 지분을 확보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더불어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씨젠은 '포스트 코로나' 등 미래에 대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앞서 씨젠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창사 이래 최대인 1조37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 매출 1조1252억원에 비해 22% 증가한 수치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재확산되며 진단시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매출 4100억원, 영업이익 199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에는 코로나19와 다른 호흡기질환을 동시에 진단하는 신드로믹 제품, 변이 진단 제품 등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며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이 매출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비코로나(Non-Covid) 제품의 매출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자궁경부암(HPV), 성매개감염증(STI), 여타 호흡기질환 등 비코로나(Non-Covid) 진단시약의 매출이 2020년 대비 33%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향후 씨젠의 다양한 진단시약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힘으로써 영업을 확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씨젠은 작년 한 해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약 75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 IT 등 미래 핵심분야의 우수인재 영입에도 힘써, 지난 1월말 임직원은 전년 대비 약 2배인 1100여명으로 늘었다. 천종윤 대표는 이러한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씨젠을 분자진단 기업을 넘어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씨젠 경영지원총괄 김범준 부사장은 "코로나19와 다른 호흡기질환 동시진단 제품 등 신드로믹 기반의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고, HPV, STI 등 비코로나 진단시약에 대한 전략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코로나19의 엔데믹화 이후 상황에도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최대 분자진단 시장인 미국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보유중인 자금을 활용해 씨젠의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적 M&A를 추진하고, '분자진단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위해 의미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등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한 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수혜를 받아 극적인 매출 변화를 이끈 일부 기업들은 당분간 코로나 진단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제조 기업인 피씨엘은 현재 오미크론 변이 등의 검출 민감도를 높인 자가검사키트 글로벌 임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신속항원검사키트 공급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키트 'PCL COVID19 Ag Gold'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공고(제2022-65호)에 따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으로 지정되면서 회사는 진단시약 사업 경쟁력을 갖춘 LG화학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유통을 본격화하고 있다.
피씨엘은 세계 최초로 고위험군 바이러스 혈액 스크리닝 다중면역제품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지만 코로나19 이전까지 매출 규모는 매우 저조했다. 피씨엘의 매출은 2016년 6억원, 2017년 5억원, 2018년 1억3000만원에 불과했고 2019년엔 40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초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주력하면서 작년 매출액은 45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현재 해외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매출액 중 해외 수출 비중이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장형 신속검사 전문기업 휴마시스도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진단 분야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자가검사키트 공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코로나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판데믹 후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조심스럽다. 당장은 공적물량 처리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휴마시스는 국내에서의 자가검사키트의 수요 증가에 따라 정부와 긴밀한 협조로 국내 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가동 가능한 생산력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해외 수출용 물량 가운데 일부를 국내 공급 물량으로 우선 전환해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마시스 차정학 대표는 "이미 확보된 유통망을 통해 국내의 약국, 편의점 및 마트에 신속한 제품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가검사키트 수요 증가에 따라 회사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든 면으로 검토 중이며, 빠른 시일 내로 추가 생산량 확대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휴마시스는 제품 수출을 통해 매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자가검사키트 'Humasis COVID-19 Ag Home Test'에 대해 유럽 자가사용 인증(CE-Self testing)을 획득했다. 유럽 내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며 개인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인증을 통해 현지 공급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회사는 유럽 내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에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상황이 안정화된 이후 기존 해외 거래처로의 공급 역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휴마시스는 2019년 매출액이 92억원에 그치는 등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으나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이후 매출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 3218억원으로 급증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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