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후보 함영주 부회장 소송 '1승 1패'사법리스크 끌어안고 25일 주총 통과해야하나금융 즉각 항소···"회장직 수행 제약 없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가 함 부회장과 하나은행 등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하면서 하나금융을 둘러싼 긴장감이 팽배하다.
이날 재판부는 하나은행이 2016년 5월부터 판매한 DLF 중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886건(1837억원 상당)이 모두 불완전판매라고 보고 함 부회장과 하나은행 대신 금융당국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불완전 판매 손실이 막대한데 원고들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함 부회장은 2020년 'DLF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자 그 효력을 멈춰달라는 가처분신청과 함께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8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 불완전 판매 관련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함 부회장도 같은 결과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사흘 전인 지난 11일 함 부회장이 채용에 관여했다고 기소된 1심 재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실상 함 부회장을 둘러싼 2건의 법률 소송전은 주총 전까지 해결하고 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설령 금융당국이 1심에 불복해 항소하더라도 함 부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회장 추대 명분까지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가 금융당국 손을 들어주면서 함 부회장의 법률 소송전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각종 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사와 임직원 제재 수위를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자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 제재만 의결하고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른 처분은 의결을 보류하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정권 교체로 관례에 따른 금융위원장 교체설까지 나오면서 당분간은 금융당국이 굵직한 사안은 차기 수장에게 넘길 것이란 예상도 꾸준했다. 이런 가운데 회장 취임을 앞둔 함 부회장 사안이 예상 밖의 판결로 이어지면서 하나금융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분석도 사안의 장기화를 내다보고 있다.
안갯속 국면에서 시선은 당장 오는 25일 열리는 하나금융 주총으로 쏠린다. 하나금융은 함 부회장의 법률 소송전을 끌어안은 상황에서 외국인 지분(약 67.5%)과 국민연금(약 9.94%)의 표심을 얻어내야 한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는 함 부회장의 선임 안건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한 상태다. 경제개혁연대는 논평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이 함 부회장 선임에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같은 사안으로 다른 판결이 나오게 된 것에 대해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당장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금융사(증권사 포함) CEO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란 진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보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회장 선임 사례에서 ISS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호 지분 찬성표가 나온 적이 있다"며 "이런 지적이 큰 변수로 작용하긴 어렵다고 보지만 당사자인 하나금융 입장에선 막상 예상치 못한 판결이 나오고 보니 꺼림칙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나금융은 판결 이후 "함영주 후보에 대한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에 따른 징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선고됐다"며 "항소 예정이고 기존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이므로 판결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공시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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