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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 맞은 아웃백, 정말 맛 변했을까요?

ㅇㅇㅇ그 후

새 주인 맞은 아웃백, 정말 맛 변했을까요?

등록 2022.03.23 07:31

수정 2022.03.23 10:2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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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구성·재료 변경 '원가 절감' 때문?···품질 저하 논란아웃백 측 "근거 없는 악성 루머, 법적 대응" 강경 입장원글 작성자 나타나 사과했지만 여론 여전히 '비우호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BHC그룹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인수를 완료한지 4개월이 지난 현재 아웃백은 한차례 구설에 올랐습니다.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BHC그룹이 '원가 절감'을 위해 아웃백 메뉴 구성과 재료들을 바꾸고 있다"는 내용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bhc가 인수한 아웃백 근황'이라는 게시글에는 아웃백 대표 메뉴인 '기브미파이브', '투움바파스타', '베이비 백 립', '에이드' 등 대표 메뉴들의 사진과 함께 이 메뉴들이 이전과 품질이 달라졌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글이 다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아웃백 품질 논란'이 불거졌죠.

해당 글의 캡처 사진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까지 퍼졌는데요. 해당 글의 진위를 파악하는 질문과 함께 사실이라는 댓글들도 속속 달렸고요. 현재 재료 변경을 테스트 중이며 2월 말께는 음식의 품질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웃백갤러리에는 'bhc가 인수한 아웃백 근황'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웃백갤러리에는 'bhc가 인수한 아웃백 근황'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아웃백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악성 루머는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아웃백 측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원가 절감을 위한 메뉴 변경과 품질에 대해 악의적인 내용이 유포되고 있다"며 "이에 아웃백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단호한 대처와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죠.

이 입장문이 나온 날 실제로 서울의 한 아웃백을 찾았습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속 메뉴의 모습과 맛 등을 아웃백 측의 해명과 비교해보고 실제로 품질이 떨어졌는가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요. 논란이 제기된 기브미파이브, 투움바파스타, 베이비 백 립, 자몽·망고·아사이베리 에이드를 주문했습니다. 베이비 백 립의 사이드로는 후렌치후라이에 치즈를 추가해 '오지치즈 후라이'를 만들었습니다.

우선 기브미파이브에 제공되던 오지치즈 후라이는 치즈스틱으로 바뀐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담당 서버에게 "치즈스틱으로 바뀐지 얼마나 됐나요"라고 묻자, "두어달 정도 된 것 같아요. 현재 감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브미파이브에는 치즈스틱이 대신 제공되고 있습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언제쯤 오지치즈 후라이로 다시 제공될까요"라는 질문에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수급이 원활해지면 다시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기브미파이브'. 사진=김민지 기자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기브미파이브'. 사진=김민지 기자

아웃백 또한 입장문에서 "감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치즈스틱으로 임시로 제공하고 있다"며 "최대한 재고 확보에 노력하고 있으며 수급이 원활해지는 대로 즉시 기존 메뉴로 원복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아웃백 현장 직원과 본사 관계자 모두 기브미파이브 구성 변경의 이유로 동일하게 '감자 재고 확보'를 들었습니다. 현장 직원은 이에 더해 "사이드 감자튀김이나 오지치즈 후라이 단품 메뉴는 주문이 가능합니다"라고까지 안내를 해줬죠.

이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오지치즈 후라이도 감자고, 사이드 감자튀김도 감자인데? 왜 기브미파이브만 바뀐걸까?' 이에 대한 답은 아웃백 본사 관계자에게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사이드 메뉴를 선택지가 다양하고 오지치즈 후라이를 단품으로 주문하는 고객도 적다"면서 "그러나 기브미파이브는 고정적으로 오지치즈 후라이가 나가기 때문에 이를 치즈스틱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브미파이브는 골드 코스트 코코넛 슈림프, 크리스피 쿠카부라 윙, 레인지랜드 립레츠, 치킨 핑거, 오지치즈 후라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실제 받아본 기브미파이브는 오지치즈 후라이의 화려한 비주얼이 빠져 다소 휑한 모습이기는 했지만, 맛은 그대로였습니다.

다만, 아웃백 홈페이지에는 기브미파이브 메뉴 설명으로 오지치즈 후라이 대신 치즈 스틱이 포함돼 있습니다. BHC그룹의 해명대로 치즈 스틱이 임시 메뉴라면 팝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지하거나 양해를 구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메뉴 설명 자체를 바꿨다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으로 남기는 합니다.

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투움바파스타'. 사진=김민지 기자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투움바파스타'. 사진=김민지 기자

투움바파스타의 새우가 '칵테일 새우'로 바뀌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아웃백 측은 사실무근이며 악의적인 내용이라고 적극 반박했죠. 아웃백은 인수 전과 동일한 새우를 사용하고 있으며 메뉴나 레시피 변경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 제공된 투움바파스타의 새우는 BHC그룹이 아웃백을 인수하기 전 재료와 다르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칵테일 새우는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제거한 후 꼬리부분을 남겨놓은 냉동새우를 가리킵니다. 온라인몰이나 대형마트에서도 크기가 어떻든 이런 냉동새우들을 칵테일 새우로 판매하는 것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죠.

베이비 백 립 제조 방식이 그릴에서 전자레인지로 변경됐다는 내용은 직접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날 주문한 베이비 백 립에선 차그릴 조리 시 립에 남는 그릴 흔적 등은 찾지 못했습니다. 고기가 잘 잘리지 않고 질감이 조금 퍽퍽하다는 느낌은 있었으나, 이는 조리하는 직원과 그날 재료의 상태, 개인차 등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아웃백 측은 입장문에서 "베이비 백 립 제조 방식 변경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향후에도 차그릴 조리법을 바꿀 이유가 전혀 없음을 강조했죠.

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베이비 백 립' 사진=김민지 기자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베이비 백 립' 사진=김민지 기자

에이드 3종도 맛보았는데요. 우선 에이드는 직접 갈아 만든 과일즙이 들어가던 생과일 에이드가 아니었습니다. 과육이 들어간 에이드와 기성품 시럽이 들어간 에이드는 육안으로만 봐도 구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주문한 에이드 3종 모두 가라앉은 시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맛도 생과일을 사용한 에이드는 새콤한 '진짜 과일 맛'이 느껴지지만, 기성품 시럽은 인공적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는 아웃백이 BHC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시행된 조치라는 데서 'BHC가 인수한 이후 재료를 바꿨다'는 주장이 성립되기는 어렵습니다. 아웃백 측은 "생과일 에이드의 경우 자칫 고객에게 해가 되는 미생물 검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살균 공정을 거친 음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인수 전부터 시행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아웃백 측은 함께 제기된 '런치 타임' 시간 변경 논란도 해명했습니다. 기존 런치 타임의 경우 인수되기 전 오후 4시에서 5시까지 연장됐으며 이후 직원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해 인수된 후 시범 매장을 골라 오후 3시로 런치 타임 마감 테스트를 한 후 전격 시행된 것이라는 이야깁니다.

이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유입니다. 런치 타임이 길면 그만큼 애매한 시간대에도 고객이 계속해서 방문하죠. 업계 용어로 말하면 소위 '러시를 뺀다'라고 하는데요. 이 바쁜 시간이 계속해서 지속한다는 겁니다. 직원 입장에선 오후 5시까지 런치 타임 고객을 받고 난 후, 바로 디너 타임 고객을 응대하기에 진이 빠지죠. 재료 손질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을테고요.

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에이드. 왼쪽부터 자몽·아사이베리·망고 에이드. 사진=김민지 기자16일 방문한 서울 아웃백의 한 지점에서 주문한 에이드. 왼쪽부터 자몽·아사이베리·망고 에이드. 사진=김민지 기자

아웃백의 입장문이 나온 바로 다음날인 17일, 논란의 근원지였던 디시인사이드 아웃백 갤러리에는 '[bhc가 인수한 아웃백근황] 올린글에 대하여 정정하여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제가 올린 글이 디시인사이드 실시간베스트 글에 선정돼 본의 아니게 많은 피해를 입혀드린 점과 잘못된 부분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글을 쓴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그는 "일을 바로잡고자 아웃백 본사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고, BHC그룹 홍보팀장과 아웃백 이사를 직접 만나 사과했다"면서 자신이 오해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정확한 설명을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아웃백 측 또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각종 논란들이 원본글 작성자의 진심어린 사과로 잘못된 정보임이 밝혀졌다"며 "겸손한 자세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맛과 품질, 위생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찌됐든 아웃백 품질 논란은 원글 작성자가 직접 나타나 아웃백 관계자들을 만나고 사과하면서 일단락 됐는데요. "글과 별개로 실제 이용한 고객들이 공감하는데 어쩌겠느냐"며 부정적인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 아웃백을 방문해보신 여러분은 맛이 변했다고 느끼시나요? 그렇다면 BHC그룹은 지속하는 '고객의 소리'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BHC그룹의 대처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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