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올해도 자체개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자사주 매입‧유상증자 등 주주친화 방안 계획 있어"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재 11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글로벌 탑티어(Top-tier)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2025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한 단기 및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인수, 합병 등 외부적 요인을 통해 회사를 확장) ▲코로나 포트폴리오 확장 ▲백신사업 강화 ▲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했다.
우선 안 사장은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혁신적 역량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본격 도약하기 위해 비유기적 성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mRNA 플랫폼 등 신규 플랫폼의 확보를 위해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투자 및 R&D 협력 모델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백신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M&A, 기술이전(License-in) 등을 통해 백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체 현금으로 1조6000억원이 있다. 여기에 매년 들어오는 현금이 수천억원이고 해외의 전략적 투자 자금까지 합치면 5조원 이상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회사 성장을 위해 M&A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 특성상 새로운 제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M&A는 부족한 백신 개발 기술을 확보하고, 기 확보한 개발 역량을 발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며 "지난 20년간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축적의 힘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 또 한 번의 빅점프를 하려면 축적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 원액 생산을 수주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9290억원, 영업이익은 4742억원으로 전년 대비 수직상승했다.
그는 "회사 주가가 고점 36만원대에서 50% 정도 내려왔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에 여러 개가 있는데 자사주, 무상증자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우선적으로는 성장투자를 우선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안 사장은 신규 영역 CDMO(위탁개발생산)를 통해 사업 영역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바이럴 벡터 CDMO를 시작으로 CGT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CGT는 연간 90% 이상의 성장률이 예측되는 시장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영역에 진출해 백신 및 바이오 분야의 혁신적인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기술 특허 보유권자와 각 기술에 대한 라이센싱(Licensing) 계약을 논의 중에 있으며, 확보한 플랫폼을 다양한 감염병 대응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투자(SI) 및 R&D 협력 모델을 활발히 협의 중이다.
안 사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CGT 기술 확보를 위해 CDMO를 먼저 시작하고 역량을 구축하면 전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및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CMO(위탁생산)/CDMO 사업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안 사장은 말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며, 이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CMO/CDMO 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는 EU-GMP 인증된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하고 미국 c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도 확보해 북미 등 선진 시장 본격 진출과 더불어 급증한 글로벌 백신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중인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GBP510'과 함께 다양한 코로나19 대응 백신 파이프라인을 구축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에 대하여 부스터샷·청소년 등에 적응증을 확대하고, 3분기까지 영국,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허가 등을 완료해 국내 포함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오미크론 등 다양한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多價)백신',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콤보(Combo)백신',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를 표적으로 한 '범용백신', 전방위적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혁신적 의약품인 맞춤형(targeted) 단백질 디자인 기술을 활용한 '비강 스프레이(Nasal Spray)' 등을 통해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안 사장은 "백신 공장 증설에만 2~3년이 걸린다. 새 공급자가 들어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코로나와 관련한 CDMO 사업은 향후 수년간 안정적일 것"이라며 "특히 회사는 EU-GMP를 확보해 시장을 더 넓게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및 선진국 시장 진출을 위한 cGMP 추가 확보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백신 개발이) 늦은 감이 있는 것은 맞지만 백신은 빨리 나오는 것보다 안전성, 유효성이 더 중요하다. 합성항원 기술을 바탕으로 한 'GBP510'은 그 점에서 강점을 갖는다"며 "또 상온 보관을 유통 편의성을 높였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요가 예상된다"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에는 코로나 백신 시장이 지금보다 위축되겠지만 후발주자라서 시장 점유가 어려울 거라는 분석은 타당하지 않다. 전세계 인구의 36%는 아직 1차 접종도 맞지 못한 상황"이라며 "안전성 문제가 없는 백신으로 기여하겠다. 4월이 되면 임상 3상 결과가 나온다. 성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까지는 자사 개발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못할 것 같다. 사업성을 떠나 공중보건 관점에서 전 인류가 좀 더 필요로 하는 코로나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회사는 글로벌 백신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백신 보급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지역 확장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국제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인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현지화)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중동, 동남아 등에서 다양한 국가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대상 국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또 백신 및 바이오 사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매입한 인천광역시 송도의 3만413.8㎡(9216여 평) 부지에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빠르게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송도 글로벌 R&PD 센터가 백신 연구뿐 만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는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L-House'에도 약 9만9130㎡(3만 여 평) 규모의 신규부지 증설 설계를 진행 중이다. 2024년 말 준공 후 ▲생산 역량 확대 ▲mRNA 등 플랫폼 다양화 ▲글로벌 수준의 품질 고도화 등을 통해 넥스트 팬데믹 시대의 핵심적인 생산 시설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안 사장은 "일부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건 낮은 확률의 성공에 대한 도전이었지만,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백신 사업을 추진했고 글로벌에서 주목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공중보건을 수호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 세계 백신·바이오 분야의 혁신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