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충당부채 1년새 93조5000억원 늘어···실질적 증가분은 20조2000억원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는 113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조5000억원 증가했다.
장래 공무원·군인 연금 지급액이 재무제표상 국가부채(2196조4000억원)의 절반 이상(51.8%)을 차지한 셈이다.
연금충당부채는 앞으로 약 70년 이상에 걸쳐 공무원 등에게 지급할 연금 추정액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계산한 금액이다.
국가가 당장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라고 볼 순 없지만, 연금 지급액이 부족하면 정부 재원을 투입해 메꿔줘야 하는 만큼 재무제표상으로는 부채에 포함된다.
종류별로 보면 공무원 연금충당부채가 90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4조8000억원 늘었고, 군인 연금충당부채(233조6000억원)도 18조7000억원 증가했다.
연금충당부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752조6000억원) 이후 5년 만에 385조6000억원 불어났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 증가분 가운데 대부분은 재무적 요인에 따라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 연금 지급액에 현재 금리 수준을 반영한 '할인율'을 적용해 계산하는데, 작년 할인율이 2.66%에서 2.44%로 하락하면서 지급액 추계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무적 효과에 따른 증가분이 73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정부는 추산했다.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연금충당부채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재직자의 근무 기간 증가 등에 따른 실질적 연금충당부채 증가분은 20조2000억원으로, 전년(14조1000억원) 대비 43.3% 늘었다.
최근 고령화로 연금 지급 기간이 길어진 가운데 공무원 수 또한 증가하면서 장래 연금 충당분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조직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문재인 정부의 국가직 공무원 정원은 73만5909명으로, 박근혜 정부 말(63만1380명)과 비교하면 10만4529명 증가했다.
정부는 향후 연금충당부채의 상당 부분을 공무원과 군인들이 내는 연금 기여금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연금충당부채는 향후 연금 수입은 고려하지 않고 연금지출 총 규모만 추정한 금액"이라며 "연금지출은 재직자가 납부하는 기여금 등 연금 수입으로 우선 충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공무원·군인 연금 지급액은 국내총생산(GDP)의 1% 미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공무원·군인 연금이 지금도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가 작성한 2021∼2025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연금 적자 규모는 3조730억원으로 예상됐으며, 이에 따라 정부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4조79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군인연금 역시 올해 적자 보전과 국가부담금 형태로 투입되는 돈이 2조92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가 진전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 정부가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지난해 비확정부채는 137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조1000억원 늘었다.
비확정부채는 지급 시기나 금액이 확정되지 않은 부채로, 중앙·지방정부에 상환의무가 있는 국가채무와는 개념이 다르다.
특히 비확정부채 가운데 주택도시기금 청약저축(96조3000억원)은 대응하는 금융 자산이 있어 자체 상환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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