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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개미는 물론 고래까지 잡은 '루나·테라 사태'···규제 강화 여론 불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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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물론 고래까지 잡은 '루나·테라 사태'···규제 강화 여론 불 붙었다

등록 2022.05.16 15:22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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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코인 실질가치 '제로' 수준···한주 사이에 58조 증발미국·유럽, 사태 심각성 인지···스테이블 코인 규제 도입 검토우리나라도 규제 도입 목소리···업계 "테라 실패, 일반화 안 돼"

그래픽 = 박혜수 기자그래픽 = 박혜수 기자

김치 코인으로 알려진 '루나·테라'의 폭락 사태로 개미 투자자는 물론 가상자산(암호화폐)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불리는 '고래'까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번 폭락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면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와 코인 관련 데이터 제공 사이트인 '코인게코(Coingecko)' 등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테라USD(UST)와 루나의 시가총액이 450억 달러(57조7800억 원) 증발했다. 1달러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테라UST의 현재 가격은 14센트 수준이며, 루나의 가치는 0.0002달러로 실질가치 '0'에 이르렀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번 테라와 루나의 몰락 사태로, 자의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손인 '코인 고래' 들도 큰 손실을 봤다고 보고 있다.

테라폼랩스와 UST 지원 재단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이 지난해 7월 1억5000만 달러, 올해 2월 10억 달러 자금을 모금했는데 '고래'로 불리는 벤처 캐피털(VC)가 다수 참여했기 때문이다.

LFG의 자금 모금엔 글로벌 벤처 캐피털인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 판테라 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점프 크립토, 스리 애로스 캐피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후오비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테라폼랩스 설립 초창기부터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테라 폭락 사태가 개미는 물론이고 고래들까지 휘청일 정도로 시장에 큰 파장을 준 가운데 해외 주요 국가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옐런 재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 말까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를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유럽에서도 규제 도입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직접 테라 사태와 관련,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며, 유럽​​​​연합(EU)은 "테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자 긴급 동향 점검에 나섰다.

현행법상 금융당국이 직접 테라 플랫폼에 자료를 요구하거나 감독할 권한이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내에서 코인 시세 폭락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소비자 보호를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내년에 제정해 2024년에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이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테라·루나 사태가 가상자산 전체의 실패라는 인식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말한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테라 코인의 경우, 루나로 시세 하락을 막았기 때문에 당초 '폰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라며 "다른 가상자산의 경우, 암호화가 정교하게 이뤄져 있어 안정성 문제는 완전히 다르다. 금융 당국은 이번 테라의 실패가 산업 전반의 실패라는 인식으로 퍼지지 않게 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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