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성남시청에 이어 보름 만에 추가로 이뤄진 이 의혹 사건 관련 압수수색으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FC 구단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역시 올해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에 따른 것으로,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 이어 이뤄진 두 번째 강제수사이다.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6곳 중 두산건설을 제외한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서에는 두산건설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한 차례 불송치 결정을 한 이번 사건을 살펴본 검찰에서도 두산건설 외 다른 기업의 경우 기존에 임의 제출한 자료만으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은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성남시는 이 전 지사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천여 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허가를 내줬다.
그러면서 용적률과 건축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 만을 기부채납 받아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해당 부지에 분당두산타워를 완공했다. 매입가 70억원 대였던 이 부지의 부동산 가치는 현재 1조원에 육박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 역시 해당 의혹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수사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전 지사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시점에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정치권에 파장도 예상된다.
지난 2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물론 지난달 이 전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경기도청 압수수색 직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노골적 보복', '사법살인'이라는 등의 반발이 나온 바 있다.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에 맞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 등 구체적인 수사 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분당서는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고발인의 이의 신청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사건을 건네받아 수사 여부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박은정 성남지청장이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요청을 여러 차례 반려하는 등 묵살했고, 이로 인해 수사를 맡은 박하영 차장 검사가 지난 1월 사의를 표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논란 끝에 성남지청은 지난 2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고, 다시 사건을 맡게 된 분당서는 지난 2일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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