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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진家 장녀' 조현아, 한진칼 지분율 1%대로···상속분까지 다 팔았다

산업 항공·해운

'한진家 장녀' 조현아, 한진칼 지분율 1%대로···상속분까지 다 팔았다

등록 2022.05.23 15:55

수정 2023.09.06 10:44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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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직후 6.49%에서 올해 3월말 기준 1.48%오너가 유일 경영 미참여···계열사 배당 중단사실상 '경영권 분쟁' 끝난 작년 3월부터 처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주사 한진칼 주식을 또 처분했다. 오너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조 전 부사장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故) 조양호 선대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지분은 물론, 기존에 보유하던 지분까지 정리했다.

23일 한진칼이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1.48%(98만8015주)로, 지난해 말 2.06%보다 0.58%포인트 낮아졌다.매도 주식수는 38만8763주로, 이 기간 평균 종가 주당 5만6009원을 대입하면 약 218억원 상당이다.

조 전 부사장 보유 주식수가 100만주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2013년 대한항공에서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한진칼을 설립했다. 오너가는 보유하던 대한항공 지분을 한진칼에 현물출자한 대가로 한진칼 신주를 받았고,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2.50%(131만3097주)가 됐다.

지분 변화가 생긴 것은 조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다.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오너가 4인은 2019년 11월 조 선대회장의 재산을 법정비율대로 상속받았고, 조 전 부사장 지분율도 6.49%(383만7394주)로 늘어났다. 남동생인 조원태 회장과의 지분 격차는 고작 0.03%포인트에 불과했다.

선대회장 작고 이후 한진그룹은 조 회장을 새로운 총수로 지정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불만은 쌓여만 갔다. 막냇동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은 경영에 복귀했지만 자신은 배제됐고, 대한항공 내 측근은 줄줄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적지 않은 지분율과 오너가라는 점을 내워 외부 세력과 동맹 전선을 구축했다. 현 경영진을 몰아내기 위해 KCGI, 반도건설과 '3자 연합'을 형성해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갔다.

이 시기 조 전 부사장의 자금난은 가중됐다. 2014년 불거진 '땅콩회항' 이후 정기적인 수입이 없던 탓에 매년 1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개인에게 이자율 7%, 담보유지비율 700%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배당을 중단한 점도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었다.

3자 연합은 결성 1년 3개월 만인 지난해 3월 말 와해됐다. 2차례의 정기 주주총회를 거치는 동안 단 1건의 주주제안도 통과시키지 못했고,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판하면서 분쟁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이들 3자는 결국 주식 공동보유 계약을 해제했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칼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와 맞물린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초 한진칼 주식 5만5000주를 34억원에 KCGI로 넘겼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시기인 만큼, 배당 수익이 없다는 점을 예상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KCGI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주고 사들였다. 조 전 부사장이 오너가라는 점을 고려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줬다는 해석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이 타 세력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3자 연합 결별 이후 조 전 부사장의 '주식 팔기'에는 더욱 속도가 붙었다. 조 전 부사장은 그해 5월 한진칼 주식 87억원 어치를 매각한데 이어 9월 600억원 어치를 추가로 매도했다. 한진칼 지분율도 5%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지분 변동 보고 공시 의무도 사라지게 됐다. 올 들어 정리한 주식까지 모두 포함하면, 조 전 부사장은 약 1년 2개월간 1750억원 안팎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처분 주식수만 284만9379주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추가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팔아치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선대회장 상속세에 대한 연부연납 시기가 내년까지인 만큼, 현금을 조달해야 한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 패배 이후 복귀 의지를 접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주사 주식은 효용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 대한항공을 비롯해 비상장사 주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대한항공은 주당 250원을 결산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토파스여행정보는 주당 1만4000원을, 정석기업은 주당 5000원을 배당했다. 항공업황이 개선되면 조 전 부사장은 최소 10억원의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이 현재 보유한 한진칼 주식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약 551억원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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