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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감독체계 개편론···금융위·금감원 축소 현실화될까

다시 불붙은 감독체계 개편론···금융위·금감원 축소 현실화될까

등록 2022.06.14 11:11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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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새 수장에 김주현·이복현 금융위 해체 혹은 금감원 역할·권한 축소로 나뉘어다만 '실세' 금감원장 탄생으로 사실상 불가능現체제 유지 속 소폭 개편 유력···시기는 '안갯속'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김주현‧이복현 체제로 자리잡으면서 정부의 금융 감독 체계 개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도 한달 가량 금융당국 수장이 임명되지 않으면서 수면으로 가라앉았던 개편 논의가 다시 불붙을 수 있어서다. 지난 14년 넘게 이어져왔던 금융위-금융감독원 체제가 새롭게 개편될지, 역할이 축소되는 것에 그칠지 지켜볼 부분이다. 다만 5%가 넘는 물가 상승률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면서 체제 개편이 좀 더 미뤄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인수위가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 과제에는 금융당국의 검사·제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금융 행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이다.

금융위-금감원 체제가 14년 넘게 지속되면서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해 왔다는 지적과 함께 감독 기능을 재정립하고 비합리성·비효율성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져서다.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는 해묵은 이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대대적인 정부 조직 통폐합 과정에서 금융산업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정책 기능을 합쳐 금융위를 출범시킨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할 때 마다 국정과제로 꼽혔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 가운데 금융감독체계 개편 관련 법안은 성일종, 이용우, 오기형, 윤창현 의원 대표 발의안으로 총 4건이다.

이 가운데 금융위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윤 대통령 캠프에서 금융책사를 맡았던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수행하는 업무 중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에 이관하는 '금융감독원법안'을 발의했다. 사실상 금융위를 해체하자는 것이다. 이용우, 오기형 의원도 같은 맥락의 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기재부의 기능과 역할을 재설정 해야한다는 점에서 정부조직개편이 선결 조건이어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 정부가 출범하면서 해당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선캠프에서 금융정책 설계를 도왔던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한 만큼 윤 의원이 발의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토대로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해당 개정안은 금감원장의 금융위 위원 겸직을 제한하고 국회가 대통령에게 금감원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금감원의 권한을 줄이는 방향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인 셈이다. 윤 의원의 입법안을 기초로 감독 체제가 개편된다면 시장친화적인 관점의 금융감독 체계가 구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위원을 맡은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금감원 축소론'에 동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출신 인사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서 금감원 역할 축소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06년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아 현대차 비자금과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수사할 당시 함께 근무했고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 2016년에는 국정농단 수사 때도 함께 했다.

금융업계에서 금감원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검사가 금감원장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사례로 금융위와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지만 윤 정부 주요 보직에 검찰 출신들이 자리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감독정책과 집행 역할을 분리돼 수행하는 구조상 감독 문제를 놓고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면서 "과거 자본시장 특사경 출범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사례 등만 보더라도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관의 새로운 수장이 올 때마다 역학관계를 따지는 것도 이때문"이라면서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감독체제 개편 보다 물가 안정, 가계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당장 체계 개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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