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전채 금리 4%↑···약 10년만에 처음금융비용 대폭 늘어 여전사 유동성 경색 우려"빅테크에 대한 구체적 논의 有···CEO 만날 것""銀 외환 이상거래, 집중해서 빨리 파악하겠다"
이복현 금융위원장은 5일 열린 여전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카드사 유동성 경색에 따른 위기'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여전채 금리 영향으로 인한 카드사의 금융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카드․캐피탈사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판단에서다.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이달 들어 4.366%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7일인데, 2012년 4월(4.02%) 이후 10년 2개월여 만이다.
이에 여신업권 금융비용도 전년 대비 늘었다. 한국기업평가 조사에서 1분기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가 지불한 이지비용은 558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채권금리 인상과 연계돼 여전사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상대로 '비상자금조달계획 수립' 계획 점검에 일찌감치 나섰다.
간담회 자리에서도 이 원장은 여신업계에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리스크에 각별한 관심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여전사의 자금조달과 운용상 특수성으로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취약 요인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을 재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무리한 영업 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를 자제, 손실흡수능력 확충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PF에 대한 전수 검사도 진행한다. 여신업계가 부동산 PF 관련 대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부동산 PF 전수 검사로 리스크 점검을 할 것"이라며 "지역별, 부동산 종류별로 리스크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종합 점검해 추후 보고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진출한 빅테크에 대한 규제와 기존 금융사의 신사업 진출 기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 원장은 "업계의 구체적인 의견이 간담회에서 나왔다"며 "최근 빅테크 기업으로 인한 시장 여건이 변하고 있는 데 대해 공정한 경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 CEO와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원장은 "당장 여전업을 포함해 긴급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업권을 중심으로 넓은 카테고리로 만나고 있다"며 "더 작은 카테고리로 이해관계가 다른 업권을 각각 만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선 지난해 카드업계 최대 화두였던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금리 인하 등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원장은 최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거액의 외환 이상거래 정황이 발견된 데 대해 집중적으로 검사에 임해 단기간 안에 파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혹여 유사한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타 은행 전체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검사가 종결된 이후 발표가 가능하겠지만 국민의 우려가 있다는 걸 알기에 사고 발생 파악 직후 바로 검사팀을 별도로 5명 꾸렸고 인원도 증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원장이 은행권에 '이자 장사'에 대한 일침을 전한 뒤 시중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 행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원장은 "은행권에서 자발적으로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 대한 금융 소비자 보호에 나서주고 있다는 데 대해 저희(금감원)도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그게 적정한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을 내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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