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마련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22일부터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확인할 수 있다.
은행 예대금리차의 투명한 공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주요 공약 중 하나였다.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며 금융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 신용점수 따라 총 9단계로 공시
예대금리 차는 평균 대출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및 기업대출의 가중평균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해당 월에 신규 취급한 순수저축성예금 및 시장형 금융상품의 가중평균금리)를 뺀 값으로 산출한다.
공시는 1개월마다 이루어질 예정이며,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은 전월 신규 취급액 기준이다.
공시 방안에 따르면 대출 금리는 신용평가사(CB)의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간을 나누어 총 9단계로 공시된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의 은행별 평균 대출 금리를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예금 금리는 기본금리, 최고우대금리, 전월 평균 금리가 각각 공시된다.
◇ '예대금리차 가장 크면 안 돼"···은행들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 속에 은행권에서는 최근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쏠 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1년 만기 기준 3.20%로,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3.12%로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하나의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0.15%포인트(p) 인상해 연 3.40%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은 최고 금리가 연 3.16%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이달 초 예·적금 금리를 각각 최대 0.8%포인트, 0.6%포인트 인상했다.
◇ 중·저신용자 중심 인터넷은행 '예대금리차 과도' 오해 우려
중·저신용자 비중이 약 22.6%로 기타 은행(16개사 평균 비중 15.1%) 대비 높은 인터넷 은행의 걱정도 있다.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을수록 필연적으로 평균 예대금리차는 높게 나타나므로 소비자들이 평균치를 중심으로 비교에 나선다면 자칫 '이자 장사가 가장 심하다'는 오명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평균 예대금리차뿐만 아니라 신용점수 구간별 예대금리차, 평균 신용점수를 함께 공시하기로 해 은행별 특성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를 하는 이유는 금리 상승기에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히 평균 예대금리차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점수별 대출금리를 보고 은행이 과도하게 금리를 높게 책정한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부작용도 우려···수신금리 인상하면 대출금리도 올라
예대금리차 공시의 목적은 은행들의 과도한 금리차익을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이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비롯한 변동금리 대출 상품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금리 산정 기준으로 삼는데, 코픽스는 은행의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바탕으로 산정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앞다퉈 수신 금리를 인상하면 조달 비용이 늘면서 대출 금리가 올라 오히려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신금리 인상은 현금 자산가들이나 고소득층에 더 큰 혜택으로 돌아가지만 대출금리 상승은 중산층이나 서민·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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