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 개편으로 '방산' 전문성 강화현 주가, 한달새 88% 이상 올라···증권가 목표가 줄상향증권가 "디스카운트 요인 해소·실적 개선 목표가에 반영"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일 대비 900원(1.16%) 오른 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국내 증시가 일제히 하향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빨간불을 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월 13일(4만1650원) 이후 상승가도를 달리기 시작해 이날까지 88%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화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내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목표가를 73% 올려잡았다. 나 연구원은 "그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실상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계기로 35%에 달하는 할인율을 제거한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열사 재편으로 ㈜한화의 방산부문(7861억원)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반대로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5250억원)와 한화파워시스템(2100억원)은 각각 ㈜한화와 한화임팩트로 매각을 결정했다.
이로써 방산 외에 민수 사업 매출 비중을 크게 줄이고 흩어져있던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해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나 연구원은 "이번 재편 효과는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해 3월 한화 그룹은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해 우주 산업과 관련된 역량을 모으기 위한 시도를 했는데,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방위산업의 역량을 한 데 모아 'K-방산'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구조 개편의 호재로 사업 통합에 따른 효율화, 공동 연구개발, 국제 입찰에서의 존재감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외수주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데, 지난달 말 폴란드 군비청과 3조2000억원 규모의 K9자주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2025년까지 약 200대의 자주포를 공급해 중장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여기에 9월 중 호주에 레드백(Redback) 장갑차 도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이 높고, 폴란드 K9PL, 영국 차기 자주포 사업 등도 예정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말 기준 해외수주잔고도 크게 늘었다. 현재 약 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호주(9231억원)와 올해 초 이집트(2조원) 자주포 및 UAE 천궁 발사대(3607억원) 수주를 성사시킨 덕이다.
업계는 이를 반영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4년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민수부문 자회사인 한화테크윈도 상반기까지 688억원(전년 동기 대비 42%)의 영업이익을 시현해, 당분간 양호한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가에서는 SK증권을 비롯해 한화투자증권(8만2000원→12만원), 다올투자증권(7만원→10만원) 등도 각각 46%, 43% 눈높이를 올려잡았다. 이밖에 KB증권(7만3000원→9만2500원), IBK투자증권(6만9000원→9만원)도 목표가를 상향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한화디펜스의 별도 상장 우려를 해소함과 동시에 벨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요인이 살라졌다"며 민수사업 비중을 줄여 민수부문의 실적 둔화 우려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 방산부문 인수로 우주 발사체 등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향후 해외 수주 호조로 중장기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점을 목표가에 반영했다"며 "타켓 주가순자산비율(P/B)를 2배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한화그룹의 계열사 재편에 최대 수혜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판단한다"며 "중기적으로 방산을 중심으로 국내외 수요 증대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우주사업에서도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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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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