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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한앤코 매각 분쟁서 홍원식 회장 '완패'

남양유업-한앤코 매각 분쟁서 홍원식 회장 '완패'

등록 2022.09.22 12:10

수정 2022.09.22 14:32

김민지

  기자

法, 주식 양도 소송에서 한앤코 승소 판결백미당 분사 및 별도 합의서 등 인정 안 해한앤코 "법원 판결 수용하고 경영권 이양 해야"홍 회장 측 "권리 보장 위해 즉시 항소할 것"

남양유업-한앤코 매각 분쟁서 홍원식 회장 '완패' 기사의 사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한앤코와의 법적 다툼에서 법원이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한앤코가 제기한 홍 회장과 오너일가를 상대로 낸 남양유업 주식 양도(계약이행)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앤코는 지난해 5월 홍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37만8938주)를 3107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같은 해 9월 1일 홍 회장 측으로부터 계약 해제를 통보받았다.

이 때문에 한앤코와 남양유업은 경영권을 두고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주식을 넘기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홍 회장 일가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또 홍 회장 측이 대유홀딩스와 맺은 이른바 '상호협력 이행협약'의 이행을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해부터 한앤코가 남양유업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남양유업-대유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에서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양 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핵심 쟁점은 ▲백미당 분사 및 별도 합의서 등 이면계약 존재 유무 ▲김앤장 쌍방대리 ▲매각 전 경영간섭 등이다.

홍 회장 측은 SPA 체결 과정에서 한앤코에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을 매각에서 제외하고 임원진 예우 등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조건은 계약서에서 누락됐고 한앤코 측 도장 날인도 없었다는 게 홍 회장 측 설명이다.

또 소송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고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계약 해지는 적법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앤코 측은 계약 논의 당시 백미당 분사와 관련해 홍 회장으로부터 관심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또 홍 회장이 쌍방대리 사실을 이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앤코는 작년부터 이어져온 법정 싸움을 뒤로 하고 경영권 인수 작업을 조속히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한앤코 측은 "남양유업의 임직원, 소액주주, 대리점, 낙농가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경영 정상화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판결에 불복해 곧바로 이의 신청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양 측의 공방이 장기화하는 만큼 남양유업의 매각 작업은 진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의 법률대리인 LKB파트너스는 "피고는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면서 "원고 측은 쌍방 대리를 사전에 동의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못했고 명백한 법률 행위를 자문 행위라 억지 주장을 펼쳤다. 상호 간 사전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내용을 재판부가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가 별도합의서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면서 홍 회장 측이 한앤코를 상대로 제기한 310억원대 위약벌·손해배상 소송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백미당 분사 등에 대한 합의를 지키지 않고 계약 내용을 비밀로 유지할 의무를 위배했다며 31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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