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대우조선해양 현안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간 대주주의 등장으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국내 조선업의 질적 성장을 유도함으로써 대한민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은 2조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합의서(MOU)를 이날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49.3%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한화그룹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른바 스토킹호스 절차에 따라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며 후속 입찰참여자의 입찰 조건과 한화 그룹의 우선권 행사 여부 등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최종 투자자가 결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채권단의 자율 지원을 통한 경영정상화 작업을 진행해왔고 2019년 현대중공업 계열과 M&A 거래를 추진했으나 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으로 최종 거래는 무산된 바 있다. 그러다 이번 한화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21년간 있던 산업은행의 품을 떠날 수 있게 됐다.
강 회장은 "앞서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 경영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현재 경쟁력 수준과 시장 환경에서는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왔으며 대우조선해양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및 재무 역량이 검증된 국내 대기업 계열에게 투자 의향을 타진해왔으며 그 결과 한화그룹이 인수 의향을 표명했다"며 "한화그룹과 논의한 결과 먼저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본건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앞으로 2조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현재까지 약 21년간 산업은행의 품에 있었던 대우조선해양이 민간 대주주를 맞이하게 되는 것"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이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민간 기업에서 정상화하는 것이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강 회장은 "여러 가지 재반 여건을 고려했을 때 특히 지난 21년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로 있었고 또 지난 2015년 부실화 이후 7년 가까이 산은 품에 있었지만 그동안 기업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했다"며 "지난해 1조7000억원, 올해 상반기 6000억원의 손실이 날 정도로 매우 어려운 상황"고 지적했다.
이어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와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민간 주인 찾기를 통해 회사를 정상화 시키는 것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이 민간기업에 넘어감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이루게 된다면 그간 투입됐던 자금 회수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산은이 신규 자금, 한도 대출 등 투입된 금액은 다 합쳐 약 4조1000억원 정도가 되는데, 이 가운데 저희 손실은 약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민간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주식 가격이 많이 올라간다면 투입 금액의 상당 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매각 당시 발목을 잡았던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문제도 한화그룹의 경우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강 회장은 "해외 경쟁당국에서 일반적인 기업 결합 심사가 10여개국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처럼 동일한 업종 간 결합이 아니라 기업결합 이슈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약 3주간 LOI(입찰의향서)를 접수할 예정"이라며 "LOI 접수 회사가 한화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한화 측에 동일한 조건을 수용할 수 있느냐 묻고, 나중에 들어온 회사와 동일한 조건으로 한화가 수용하면 (우선인수 협상권은)한화에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LOI 모집시 해외기업 참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강 회장은 "해외기업이 단독으로 주체가 되는 건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가 주체인 인수자엔 자격을 안 주려 한다"며 "한국이 주체가 되고 재무적투자자(FI)로 외국자금이 들어오는 것은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 계약 목표 시점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이후 여러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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