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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권도 7조원 '이상 외화송금'···선물·증권사로 조사 확대

비은행권도 7조원 '이상 외화송금'···선물·증권사로 조사 확대

등록 2022.10.0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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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선물 이상 외화송금 자금 흐름도. 사진=금융감독원 제공NH선물 이상 외화송금 자금 흐름도.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NH선물에서 7조원대의 거래로 의심되는 해외 송금 정황이 포착돼 금융감독원이 다른 모든 선물사와 증권사에 대해 유사한 거래가 있는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다.

이미 신한은행 등 은행권에서 이상 외화 송금이 72억2천만달러(10조1천억원)에 달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상황에서 비은행권인 선물회사에서도 이상 거래가 발생해 '김치 프리미엄' 사태의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점을 노린 차익거래다.

금감원은 최근 NH선물에서 거액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인지하고 지난달 19일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 추적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법인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 혐의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내용을 공유 중이다.

이상 외화송금액 규모는 50억4천만달러(7조1천500억원)로 2019년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한 자금을 위탁 계좌를 통해 외국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한 액수다.

중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는 원/달러 선물거래 명목으로 NH선물에 법인 명의의 위탁 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을 썼다.

우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된 자금을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 및 다수의 개인을 거쳐 외국인 투자법인 계좌로 모았다. 이후 NH선물에 개설된 법인 위탁 계좌로 이체해 NH선물의 은행에 개설된 투자 전용 대외 계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했다. 이 해외 계좌는 전체의 99%가 미국에서 개설됐다.

또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에서 NH선물의 법인 위탁 계좌로 송금해 환전한 뒤 외국 투자법인의 국내 계좌로 자금을 이체해 다수의 개인 등을 거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송금하는 방식도 썼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런 거래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중개업자를 통해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자본거래 관련 규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점은 기존 은행권의 이상 외화 송금과는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매각 대금이 국내로 모여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는 은행권의 이상 거액 송금 구조와 유사하지만, 송금 주체가 무역법인이 아닌 외국인 투자법인인 점과 해외 수취인이 다른 법인이 아닌 본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증빙이 필요한 사전 송금 방식 대신 증빙이 필요 없는 투자금 회수 형태로 외화를 송금한 것도 다른 점이다.

금감원은 NH선물에 대한 검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외환 업무와 자금세탁 방지업무 취급에 있어 위법한 부분이 발견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또한, 다른 선물사와 증권사도 이와 유사한 거래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현장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이상 외화송금 검사 중간결과 발표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규모가 모두 72억2천만달러(약 10조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NH선물과 은행권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상자산 매매 등을 통한 이상 입출금과 외화 송금 거래를 실효성 있게 모니터링해 억제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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