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3년 만에 전년比 역성장"고객사 재고조정, 메모리 수요 둔화 탓"DX 부문도 뒷걸음···디스플레이는 최대 실적4분기 업황도 불확실..."원가 경쟁력 자부"
삼성전자는 4분기도 불확실한 업황을 우려하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고객사의 재고 축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인위적인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사측은 '원가 경쟁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3년 만에 역성장···반도체 '반토막'=삼성전자는 27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 늘었고 영업이익은 3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년 만에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이다. 반도체 사업이 뼈아팠다. DS부문 영업이익은 5조12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9% 이상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예상을 상회하는 고객사 재고 조정과 소비자용 메모리 제품군의 수요 둔화세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로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IT 제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15%, 낸드 플래시는 13~18% 하락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당 출하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10%대 후반 감소했고 ASP(평균판매가격)도 20%대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낸드플래시의 경우 3분기 비트그로스는 한 자릿수 후반대, ASP는 20% 초반대 하락했다"고 밝혔다.
DX 부문은 47조2600억원의 매출과 3조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중 VD(영상디스플레이)/가전 영업이익은 25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VD는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 영향으로, 가전은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지속됐다. MX/네트워크 부문은 매출이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3.6% 축소된 3조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3분기 TV는 전 분기 대비 수요가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시장 수요 위축으로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을 받았고 일부 지역의 환영향으로 실적이 둔화됐다"고 전했다.
반면, 디스플레이(SDC)는 1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약 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는 애플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14 패널 공급 점유율을 78%다. 또 8월 출시된 갤럭시 Z 플립4·폴드4의 판매 증대 효과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며 "모바일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한 것이 결과적으로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이 원하는 프리미엄 OLED 기술 양산 경험이 유요했다"며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고급 인력들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규모의 경제가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분기도 반도체 어렵지만..."인위적 감산 없다"=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을 책임지는 반도체는 4분기에도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전 사업부 감익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7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메모리 출하가 증가해도 D램과 낸드 판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D램 가격은 13~1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으로 모바일용 D램은 13~18%, 그래픽은 10~15%, 소비자용은 10~15%씩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낸드 가격은 15~20%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종류별로 eMMC는 13~18%,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이언트용 SSD는 각각 15~20%, 15~20% 감소할 전망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메모리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시장에 따라 수익성이 하락하는 시기는 맞다"며 "다만, 가격은 저희가 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과 낸드의 압도적 원가경쟁력은 강력한 장점이라 자부한다"며 "최근에 고객사들의 요구가 다변화돼 신제품 믹스를 선제적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은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진만 부사장은 "인위적인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저희 생각에 내년에는 데이터 증설이 확대되고 신규 CPU를 위한 DDR5 채용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만 사장은 이달 초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반도체 '한파'에도 "메모리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 없다"며 "현재로선 감산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전했다. 메모리 경쟁사인 키옥시아는 이달부터 메모리 생산량을 30% 줄이기로 했고 마이크론도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기로 했다. 또 SK하이닉스는 내년 설비 투자를 50% 가량 줄이기로 결정했다.
한 부사장은 "CAPEX(설비투자)도 중장기 수요 대응 위해 적정 수준의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업황을 연계해서 설비투자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나 내년 CAPEX는 내년 비트그로스 생산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기존 계획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