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DDR5 성장 기대감인텔, 서버용 CPU 90% 점유···DDR5 채택 신제품 앞둬CPU 바꾸려면 D램 모듈도 함께 교체···DDR5 수요 ↑서버용 D램 지속 성장···삼성·SK 기술 개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온 와중에 양사 모두 DDR5로 메모리 시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기조에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D램 시장을 지배하는 양사가 질적 성장을 이룰지 주목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5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배경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존재한다. 서버용 CPU 시장을 90% 점유하는 인텔이 DDR5를 적용한 신규 CPU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CPU를 바꾸려면 D램 모듈도 함께 교체해야 해 DDR5 수요도 높아지게 된다. 업계에선 사파이어 래피즈 출시일을 내년 1분기로 전망하고 있다.
DDR은 데이터 전송속도, 동작 전압 등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개선된 제품이며 DDR5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규정한 차세대 D램 규격이다. 메모리는 밀도가 높아지면 전하(電荷) 손실 위험이 생기는데 DDR5는 내부 데이터의 손상을 감지·수정하는 ECC(오류 정정 코드 메모리)를 기본적으로 탑재해 위험성을 줄였다.
JEDEC에 따르면 DDR5는 DDR4 대비 데이터 처리속도는 2배 이상 빠르다. 전력 효율성도 30% 이상 개선됐다. 데이터센터는 특성상 24시간 가동돼 에너지 소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DDR5를 적용하면 전력 소비량과 유지·보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DDR5의 칩 사이즈도 약 10%~15% 커져 ASP(평균판매가격) 상승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체 D램 시장에서 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로 전망된다. 2023년에는 38%로 오르고 2024년에는 처음으로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2025년(42%), 2026년(44.2%)에도 성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개화'에 맞춰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께 14나노(1nm는 10억분의 1m) 공정과 EUV(극자외선)를 활용한 DDR5 메모리 모듈을 양산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의 용량은 업계 최대인 512GB(기가바이트)로 확대됐고 소비전력은 전보다 약 20% 개선됐으며 전력 효율성은 30% 높아졌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20년 세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한 데 이어 작년 12월에는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제품을 선보였다. EUV 공정을 도입한 10나노 4세대(1a) 기술이 적용됐으며 칩당 용량을 높여 전 세와 비교해 속도를 최대 33% 끌어올렸다. 사측은 48GB, 96GB 모듈로 우선 출시해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기로 했다.
양사가 개발한 DDR5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친환경'이다. 삼성전자는 DDR5로 교체하면 전력을 절감시킬 수 있어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선택"이라 소개했다. SK하이닉스도 에너지 투입량을 줄여 "ESG 경영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시기인 만큼 성능 향상과 별개로 반도체 교체주기가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소비전력이 낮다는 건 전기 소모가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같은 동작에서 전기 사용량을 낮추면 그 자체로 친환경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계는 소자를 작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럴 경우 적은 전압으로 전류를 흘릴 수 있다"며 "기술적 우위가 있어야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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