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올 3분기 실적 '어닝 쇼크'현 주가, 연고점 대비 37% 이상 밑돌아"4분기 출하율 부진으로 적자전환 전망"증권사들도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700원(0.84%) 하락한 8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사흘 만에 12.3% 넘게 빠졌다. 이날 종가 기준 연고점(13만3000원) 대비 주가 수익률은 37.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역시 5조원 이상 증발하면서 순위도 4위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동안 215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차 둔화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자 투심이 등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이 10조9829억원,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60.3%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초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1조8594억원, 영업이익 2조1569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기대치를 큰폭으로 하회했다.
관련 업계는 전방 시장의 반도체 이용 수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위축되면서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부진과 이로 인한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판매량 하락으로 모바일 D램과 낸드 모두 재고가 급증했고, 100% 자회사로 편입된 솔리다임(Solidigm)의 부진으로 낸드 부문에서 리스크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인텔이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인 사파이어 레피즈(Sapphire Rapids)의 출시를 미루면서 SK하이닉스의 DDR5 출시도 덩달아 늦춰졌다.
이 영향으로 사파이어 레피즈로 시스템을 구동하려 했던 엔비디아(NVIDIA)의 DGX H-100 역시 출시가 지연됐고, 엔비디아에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했던 SK하이닉스의 HMB3까지 줄줄이 출하가 연기되는 등 외부적 요인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재고평가손실 약 2000억원도 반영됐다. 3분기말 재고자산은 14조6600억원, 재고자산회전기간은 188일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이 없었을 경우 이번 3분기 영업이익도 1조원을 밑돌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수요 위축과 재고평가손실 규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4분기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은 1349억원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가 4분기 출하율 부진으로 인한 적자전환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11만원으로 6%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23년 1분기까지 증가할 재고를 고려하면 2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고객들의 재고 수요가 회복되겠으나, 가격 반등과 실적 개선은 내년 3분기 부터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방 수요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단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재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23년 2분기까지는 트레이딩 접근이 타당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 업체들의 재고가 급격히 늘아나고 있고, D램은 올해 연말 경쟁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보합세를 보인 후, D램 업황 개선 신호가 목격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1분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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