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누적 매출 1조 넘어···순이익 전년比 2193.9% ↑ 한미·대웅·동아ST 호실적, 백신 '투톱' 녹십자·SK바사는 ↓'2조 클럽' 달성한 삼바, 셀트리온과 순위 지각변동 전망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기준 전통 제약사 상위 3위를 차지했던 종근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종근당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3436억원이다.
종근당의 올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3807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누적 1조83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7억원으로 7.1% 늘며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92억원으로 무려 2193.9% 급증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주',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젯' 등 기존 주력 제품들이 고루 판매되며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061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올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누적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냈다.
한미약품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성장한 3421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누적 980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26.9% 증가했으며, 누적 1192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의 이 같은 성장은 국내 원외처방 매출 호조와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폭발적 성장에 기인한다. 해외 유입 기술료 등을 제외한 매출 실적에서 분기 3400억원 돌파는 창사 이래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웅제약도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액이 3000억원을 경신해 누적 8674억원의 실적을 냈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해 1조1530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올 3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3015억원,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26.7% 상승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3319억원, 영업이익은 30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출시된 신약 펙수클루를 비롯한 고수익 품목 중심의 성장,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확대 및 우호적 환율 효과가 영향을 줬다. 특히 전문의약품(ETC) 부문은 전년 동기(1967억원) 대비 6.5% 증가한 209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93.3% 증가한 40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수출은 142억원에서 326억원으로 130.2% 성장했다.
동아에스티는 올 3분기 매출액이 1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해 누적 47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42억원으로 나타나 누적 26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98.8% 증가해 24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의 시장 적정재고 유지를 위한 유통 물량조절 이슈 등으로 ETC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나 해외사업 부문에서 캔박카스 판매량 증가 및 환율 상승 효과로 매출이 증가했다. 그로트로핀의 텐더 시장 진입, 다베포에틴알파 등 바이오의약품 매출이 늘며 24.2%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매출액이 1조5378억원을 기록하며 제약사 순위 2위를 기록했던 GC녹십자는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GC녹십자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3% 감소한 4597억원, 영업이익은 31.7% 감소한 4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유통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기저 효과와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미국 2상 개시에 따른 연구개발(R&D)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백신 유통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국내 독감백신 경쟁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백신 재생산을 예고해 국내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되자 독감백신을 재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매출 상당 부분을 코로나19 백신 등에 의존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매 분기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개별 기준 올 3분기 매출액은 910억53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억5900만원으로 78.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2.8% 감소한 207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의 실적감소 추세는 지난 상반기부터 이어져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억이익은 각각 2254억원, 84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 29.1% 감소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던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내년부터 공급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4년 만인 지난 2020년 GC녹십자 독감백신 '지씨플루'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생산실적은 1646억6000만원으로 지씨플루의 약 2배였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의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 1조5680억원을 기록해 업계 2위를 차지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3분기 '2조 클럽'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품 판매량 증가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 환율 상승 효과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8730억원,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씩 성장한 수치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연결 기준 2조358억원으로 사상 첫 연간 2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실적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했던 셀트리온의 3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중심으로 매출 성장이 이뤄지고 있어 올해 호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3분기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는 매출 5870억원, 영업이익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 1조14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에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원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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