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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조용병 연임' 속전속결 신한금융···숨죽인 KB‧하나금융

금융 은행 이빨 드러낸 尹정부

'조용병 연임' 속전속결 신한금융···숨죽인 KB‧하나금융

등록 2022.11.21 08:02

수정 2022.11.21 08:36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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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회추위 구성·논의 시작···내달 후보군 나올 듯'사법 리스크' 해소·호실적 기반으로 3연임 낙관 분위기 윤종규·함영주 회장, 각각 내년 11월, 2025년까지 임기혁신·체질 개선 위한 계열사 대표 '물갈이 인사' 전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감독원 수장이 금융회사의 이사회를 겨냥해 'CEO 선임 책무'를 강조한 가운데 금융지주 사이에서 미묘한 '속도 차'가 생겨나는 모습이다. 올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데다 3분기 '리딩 금융' 자리를 탈환한 조용병 신한금융회장은 사실상 '3연임'에 파란불이 켜진 반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회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태풍급' 계열사 대표 인사가 진행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11월 회추위를 시작하고 12월 중순 후보군 윤곽이 나오는 수순이다. 정권이 바뀐 첫 해인데다 '외풍'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회추위가 속도전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7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성재호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곽수근, 배훈, 이용국, 이윤재, 진현덕, 최재붕 사외이사 등이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연임을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풍'으로 인한 예상하지 못한 인사가 회장 후보로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신한금융 대주주가 재일 교포인 점, 이사회의 독립성향이 강하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원 중에도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가 30% 수준으로 그 영향력 적지 않다.

연임을 낙관하는 가장 큰 배경은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해방됐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조 회장은 2018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채용비리 혐의' 재판 상고심에서 항소심에 이어 무죄를 확정 받았다.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2심과 상고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4년에 걸친 법적 공방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2019년 연임 당시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무한 신뢰를 받은 조 회장이 사법 리스크가 없어진 상황에서는 연임을 막을 구실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한금융의 호실적은 조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근거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4조3153억원을 벌어 들였다. 지난해 연간 당기 순익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4분기까지 실적을 합친다면 '5조 클럽'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분기 실적과 누적 실적 모두 경쟁사인 KB금융을 앞서면서 '리딩 뱅크' 승기를 잡았다. 신한금융은 은행의 실적 성장은 물론 카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들이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M&A를 통한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그룹의 외적인 성장 외에도 내실도 다졌다는 뜻이다. 취임 직후부터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여왔는데, 2017년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부문(베트남신한은행)을 인수했고 국내에선 생명보험사(옛 ING생명), 신탁사(아시아신탁), 벤처캐피털(옛 네오플럭스) 등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7월에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이 결합한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하며 생명보험업계에서 자리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실적에서 비은행 부분의 성장이 두드러졌던 것도 신한라이프 출범과 무관하지 않다.

또 지난해 11월 인수계약을 체결한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사장 강병관)의 사명을 '신한EZ손해보험'으로 변경하고 그룹의 16번째 자회사로서 출범 시켰다. 신한EZ손해보험은 새롭게 선임된 강병관 사장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반의 손해보험사로 사업 모델 전환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활 밀착형 보험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이 3연임을 무난하게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그 다음 관심사는 12월 임기를 마치는 진 행장의 향후 거취다. 신한금융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진 행장이 이 자리로 옮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름 금융그룹과는 달리 신한금융은 아직 부회장 자리가 없다. 조 회장 체제가 장기화 되는 만큼 회장 후계 구도를 탄탄히 하고 후보군 관리를 위해서는 부회장직을 새롭게 만들 것이란 분석에서다.

회장의 임기가 남아 있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숨죽이며 사태를 관망 중이다. 윤종규 KB금융의 임기는 내년 11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선임 돼 2025년 3월에 임기를 마친다. 회장 교체 이슈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들 계열사 인사는 큰 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의 경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사장, 황수남 KB캐피탈 사장 등 10명의 계열사 수장이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지난해 말 4개 자회사 대표만 교체한 윤 회장이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취임 후 첫 인사다. 이번 인사를 통해 임기 내 그룹 전체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혁신이나 체질 개선 등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사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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