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0%→3.25%고물가에 인상 기조 이어가다만 환율안정‧자금경색 고려내년 성장률 2.1%→1.7% 조정
한은은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결정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3.0%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3.2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2년 7월(3.25%) 이후 1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 1월,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10월, 11월까지 총 일곱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지난 1월 당시 기준금리 1.25%에서 단숨에 2.0%포인트 뛰어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2.75%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여전히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7월 물가 상승률 6.3%를 기록한 8월 5.7%, 9월 5.6%, 10월 5.7%를 기록하며 5% 후반대를 등락하고 있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11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2%로 10월 4.3% 보다 낮아졌지만 7월(4.7%)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이후 다섯 달 연속 4%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지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채권시장 등에 여전히 남아있는 자금·신용 경색 위험, 뒷걸음질 치는 성장세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빅스텝에 이어 다시 한 번 빅스텝을 밟을 만큼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이 12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을 밟으며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2일 열린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렸다. 다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르면 12월부터 인상폭을 낮추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일단 0.25%p~0.75%p로 좁혀졌다. 하지만 내달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연준이 '빅스텝'을 밟게 되면 연말 금리가 4.25~4.5%가 된다. 이 경우 한국 과의 금리 역전폭이 현재 1.0%p~1.25%p까지 벌어진다.
한미 금리가 역전폭이 확대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 시장 등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 자본유출로 인해 최근 주춤했던 원화 약세가 다시 심화될 수 있고 이는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 전망도 함께 발표했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6%, 1.7%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지만 내년 전망치는 2.1%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2.0%를 하회하는 것으로 1%대 성장률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5.1%, 내년 3.6%, 2024년 2.5%로 전망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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