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SK온, 미국 전기차 시장 진출 맞손내주 MOU, 합작사 설립 아닌 배터리 협력 확대 LG엔솔 등 다른 배터리사와 협력 가능성 '여전'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SK온은 다음주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JV) 설립이 아닌 원활한 배터리 공급을 약속하는 수준의 MOU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 합작사 설립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이 아닌 배터리 협력 확대 및 원활한 공급을 약속하는 선에서 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공장(HMGMA) 건설을 앞두고 함께 배터리 사업을 진행할 파트너 찾기에 고심해왔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을 구축하면서, 인근에 배터리 공장도 설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사(社) 보단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과의 배터리 합작 가능성이 점쳐진 가운데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 체결로 SK온의 참여가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에서부터 쌓은 양사의 신뢰가 미국 시장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앞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통해 협력을 이어온 바 있다. 기아의 EV6와 EV9, 제네시스 GV60 EV, GV70 EV에도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또한 SK온의 미국 배터리셀 공장이 현대차 HMGMA와 인접한 조지아주에 위치해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단독 배터리셀 1,2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1공장은 올해 1분기부터 가동 중이며, 2공장은 내년 1분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한다.
SK온의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로부터 수주 물량이 넘치는 상황이라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선택지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LG엔솔은 미국 GM(제너럴모터스)와 2019년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 오하이주 1공장에선 이달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GM의 쉐보레, 캐딜락, GMC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얼티엄셀즈는 미국에 4개의 공장을 설립 계획으로 테네시주와 미시간주에 각각 2·3공장이 건설 중이다.
뿐만 아니라 LG엔솔은 최근 일본 도요타와 미국 현지공장 배터리 공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일본 혼다와 총 5조 1000억원 규모의 북미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물량 등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이 어느 한쪽에 몰아주기 보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업체들과도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함께 배터리 셀 공장을 설립할 LG에너지솔루션의 참여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단 분석이다.
특히 SK온의 경우 최근 해외 공장 건설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양산 능력을 점차 갖춰가고 있지만, 조지아 1·2공장 연산 규모가 연 20Gwh에 불과하고 해외 생산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원활하고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 차원에서 여러 배터리사들과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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