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 조기 착공해도 2025년 첫 양산IRA 여파 보조금 지급 기한 2년 공백 불가피 오는 8일 중간선거 변수...단기 내 개정 불가능인센티브 제공 및 현지공장 활용 대책 마련 시급
현대차그룹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 당초 내년 상반기 착공을 계획했으나 미국 정부의 IRA 발효로, 북미 현지 생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대당 1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자 착공을 앞당겼다. HMGMA는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3개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다 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거점 3곳은 서로 인접해 있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 기아 조지아주 공장과 약 420㎞,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약 510㎞ 거리로 각각 차로 4시간, 5시간이면 갈 수 있다. 동시에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에 관한 현지 정부의 제도 및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및 보조금 증대 등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까지 더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유리한 조치를 이어 가고 있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 약 400km 거리에 들어설 예정으로,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더불어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공유 등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창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IRA가 개정되지 않는다면 첫 양산을 시작하는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 브랜드의 전기차들은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초기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치게 되면서 정의선 회장의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대차 전기차 공장의 조기 착공에 환영 의사를 표하면서도 현대차 전기차 공장이 지어질 때까지는 IRA 조항에서 배제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IRA와 관련 "한국의 우려를 고려하긴 하겠지만 법에 나온 대로 시행하겠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시행령을 통한 예외 적용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중간선거가 변수지만, 야당인 공화당 승리로 개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단기가 내 이뤄지기는 사실상 어렵다. 현대차그룹 스스로 IRA 타격을 최소화할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 제공이나 미국 현지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4일 현대차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RA 법안이 미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탄력적인 중·장기 대응 방안을 검토해 미국 내 전동화 전환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판매는 시장과 경쟁사 상황 등을 감안해 탄력적인 가격과 판매 채널 정책을 수립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ls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