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내 거래소 '지닥'에 상장···"이미 문제점은 모두 개선"한승환 지닥 대표 "걸음마 중인 산업, 실패·재기 기회 허용돼야"130억원 규모 보호책도 마련···남은 건 빠른 신뢰 회복
문제점은 개선됐고, 이를 인정받아 국내 거래소 한 곳을 새로 뚫었다. 앞으로 90일간 13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투자자 보호책도 나왔다. 이제 남은 과제는 무너진 위믹스 '신뢰 회복'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자율규제 강화 '본보기'로 위믹스를 퇴출하려는 다른 거래소들의 움직임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GDAC)은 전날 오후 5시 30분 위믹스를 BTC(비트코인), ETH(이더리움) 마켓에 상장시켰다. 지닥은 위믹스가 퇴출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솔루션을 이용한다. 이에 기존 투자자들은 위믹스를 간편하게 지닥에 전송, 거래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위믹스 상장심사 결과다. 지닥 역시 퇴출 배경이 된 '유통량 문제'는 상장폐지 사유라고 인정했다. 다만 유통량을 즉시 정상화했고, 투자자들이 유통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이미 문제를 시정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특히 기준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실수인데다, 결국 교훈이 돼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한승환 피어테크(지닥 운영사)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업 전체가 아직 여러면에서 너무너무 부족하다. 국내 산업도 보다 전향적이고 혁신적인, 그리고 실패와 재기의 기회가 허용되는 산업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위믹스가 유통되는 거래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1·2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코인베이스와는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지닥과 같은 시선으로 위믹스 사태를 바라볼 경우 상장 논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이드는 이날 투자자 보호책도 내놨다. 이들 없이는 위믹스 부활도 불가능해서다. 위믹스 홀더는 현재 54만명이 넘는다. 우선 이날부터 내년 3월 8일까지 90일간 1000만달러(130억3800만원) 규모 위믹스와 위믹스클래식을 다시 사들여(바이백) 소각, 코인 가치를 높인다. 이를 위한 예산은 ▲재단의 투자유치 ▲자산 처분 ▲관계사 대여 등을 통해 마련한다.
이런 움직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진다. 위메이드는 '위믹스3.0' 메가 에코시스템의 모든 플랫폼 수익과 위믹스 재단의 모든 투자 수익 25%를 분기별로 소각한다. 위믹스 외 자산은 위믹스를 매입해 소각한다. 현재 시행 중인 페이즈(Phase) 01 가스비도 전액 소각한다.
위메이드는 "위믹스가 지향하는 토크노믹스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위믹스의 발행량이 줄어드는 수축 경제(deflationary tokenomics)"라며 "이 중심에는 가스비로 쓰이는 유틸리티 코인이자 핵심자산인 위믹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멈춰있는 위믹스의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더 빨리 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거래소의 연쇄 이탈 움직임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미 첫 사례는 나왔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오케이엑스(OKX)다. 이들은 전날 위믹스 상장 폐지를 결정하고, 현물 및 마진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또 다른 대형 거래소 바이비트 역시 "위믹스가 바이비트 가상자산 관리 규칙을 만족하지 못했다"며 상장폐지를 시사했다. 멕시(MEXC)는 위믹스를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후오비(Huobi)는 위믹스 거래창에 '위험성이 높은 블록체인 자산'이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위믹스 사태를 해외 거래소들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며 "최근 FTX·루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는 자율규제를 잘하고 있다는 본보기로 위믹스를 처벌(상장폐지)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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