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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분양, 밀어내기에 공급 늘었지만···미분양 부담 증가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2년 건설 결산④

분양, 밀어내기에 공급 늘었지만···미분양 부담 증가

등록 2022.12.26 07:00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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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용 부담 등 이유로 밀어내기 분양 급증건설사들 분양가 할인 등 조건 내걸고 총력청약시장 한파에 전국 미분양 물량 쌓여"최근 흐름 이어지면 내년에는 침체 본격화"

사진=장귀용 기자사진=장귀용 기자

앞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건설사들이 미뤄왔던 아파트 단지들의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1~12월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일반분양 물량은 총 8만6158가구(임대 제외·11월은 기분양 물량 포함)로 나타났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분양 예정인 곳은 총 40개 단지, 3만7740가구(일반분양만 2만9094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총 가구수는 약 1.8배, 일반분양은 1.6배 많다.

올해 초 대선 전후로 부동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분양을 미룬 단지가 많았고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청약시장이 침체돼 속도 조절에 나서는 곳이 늘었다. 그러나 금리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분양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이 증가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환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 확보를 위한 밀어내기 분야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올해보다 내년 분양시장이 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할인하거나 대출 이자 지원, 분양가 원금보장제, 관리비 지원 등 특별 계약조건을 내걸고 분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형 건설사도 예외가 아니다. GS건설은 서울 은평구 사업장에 대해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DL건설도 경기도 탄현면 사업장의 계약금을 500만원으로 낮췄다.

건설사들이 파격 조건으로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자칫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70선이 무너진 67.9로, 지난 2012년 8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당장 지난해와 비교해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과 당첨자 평균 가점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7.7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 19.8대 1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당첨자 평균 가점도 크게 낮아졌다. 올해 12월 14일까지 기준 전국 민간분양 단지 평균 당첨 가점은 21점으로 34점이었던 지난해보다 대폭 하락했다. 당첨가점 21점은 무주택 기간 5년이 지난 1인 가구로 받을 수 있는 점수다.

분양시장에선 미분양 물량 꾸준히 쌓이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 증가로 청약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 연말까지 밀어내기 물량이 증가하면서 미분양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집계됐다. 전월(3만2722가구) 대비 27.1%(8882가구) 급증했다. 수도권은 7813가구로, 전월(5012가구) 대비 55.9%, 지방은 3만3791가구로 전월(2만7710가구) 대비 21.9% 증가했다.

전문가는 미분양 주택이 쌓여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이 늘고, 주택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분양에 나선 이유는 금리 상승기가 이어지면서 향후 분양시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분양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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