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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호, 버티컬 서비스 돛 달아...실적·차별화 숙제

나영호, 버티컬 서비스 돛 달아...실적·차별화 숙제

등록 2022.12.26 14:37

수정 2022.12.26 16:09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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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성공···취임 후 기초체력 다지는데 주력버티컬 효과 기대작 '온앤더스타일' 표절 의혹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연임에 성공한 나영호 롯데온 대표가 다시 한번 성장통을 겪고 있다. 버티컬 플랫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 여기에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실적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2023정기 임원인사에서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부문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나 대표가 재신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정적인 체제 굳히기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실적만으로 나 대표의 지난 임기를 평가하기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거버넌스 통합을 마치고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영향력을 넓히기엔 부족한 시간이란 것이다. 다만 그룹 명성에 비해 부진한 실적은 나 대표가 다음 임기에서 풀어야할 숙제다.

실제 올해 3분기 롯데온 분기별 월평균 방문자수나 GMV 등 전반적인 수치들이 하락세다. 롯데온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250억원을 기록지만, 거래액(총매출)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롯데온의 3분기 거래액은 7574억원으로 3.6% 하락했는데, 이는 론칭 이후 첫 감소 사례다.

나 대표는 지난 2021년 4월 취임 이후 성과를 보여주기보단 기초체력을 다지는데 주력해왔다.

같은 해 8월 백화점, 할인점, 슈퍼사업부에 있던 이커머스 관련 인력과 자산 등을 모두 흡수하는 거버넌스 통합을 실시했다. 이커머스 사업부의 비용 부담이 커지긴 했지만, 롯데온이라는 플랫폼 자체를 키울 수 있는 유인책이었다. 사실상 오픈마켓 형태로 이커머스 사업 방향성을 새로 구축한 셈이다.

또 지난 4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물류 수요가 적은 지방 점포를 중심으로 배송 차량을 감차하며 출혈을 줄였다.

대신 나 대표는 롯데온 차별화 전략으로 버티컬 플랫폼과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구성에 집중했다. 뷰티, 명품, 패션 등 롯데백화점 MD 경쟁력에 기반한 전략인 셈이다.

이에 롯데온의 분기 평균 구매자 수는 나 대표가 취임한 2021년 2분기부터 그해 4분기까지 매년 증가했다. 올해 들어 분기별 구매자 수는 평균 140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중개상품 판매 풀도 보강해 취임 당시 2만1000여개에 그쳤던 상품 판매 풀을 올해 3분기 4만개까지 키웠다.

지난 4월과 9월에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와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를 각각 선보였다. 온앤더럭셔리 오픈 이후 두 달 간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전체 명품 매출 중 95%가 온앤더럭셔리 매장에서 창출됐다. 최근에는 세번째 버티컬 서비스 패션 전문관 '온앤더스타일'도 개시했다. 탐색 기능을 고도화해 800여개 패션 브랜드를 소비자가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으던 온앤더스타일은 출시 직후부터 표절의혹이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CJ온스타일 롯데온의 온앤더스타일에 대해 이름부터 디자인까지 '온스타일'과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롯데온은 '온앤더스타일'의 명칭과 로고 디자인 등을 27일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온이 해당 플랫폼 상표권을 전면 수정하는 만큼 CJ온스타일 측에서 더 이상의 법적 조치를 하지 않게 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나 대표가 그간 다져온 기초를 바탕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버티컬 서비스는 향후 저변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제는 차별화된 전략과 롯데온만의 강점으로 적자 축소 및 수익성 개선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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