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 매분기 4~5000억원 증가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일제히 상승재고자산 8%로 확대···대·중소 모두 늘어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매출, 총자산 등 성장성은 개선됐지만 매출액 증가속도가 둔화되고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은 일제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났다. 코로나19 안정세에 접어든 지난해(14.0%)에 이어 매출 성장세가 유지된 것이다.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작년 2분기에서 3분기를 거치며 매출액증가율이 0.5%포인트 상승했으나 올해는 2.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53.5%를 기록한 영업이익 증감율은 올해 –7.2%로 내려앉았다. 특히 대기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대기업은 58.3%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12.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1%, 4.0% 증가했지만 지난해의 성장률에 크게 못 미쳤다.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함께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줄었다. 이는 전 분기와 비교해도 1.0%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2.3% 상승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대상기업의 3분기 발생 이자비용은 총 3조5000억원으로 1분기(2조6000억원)와 2분기(3조원)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매 분기 4~5000억원의 순이자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하락했다. 외부 차입의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81.4%)과 차입금의존도(19.4%) 모두 지난해 동기 대비 부채비율(74.2%)과 차입금의존도(18.9%)보다 증가했다. 특히 자기자본 대비 기업부채 크기를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치이며 전년 대비 상승폭도 7.2%포인트로 코로나19 당시의 2019~2020년 상승폭(+2.6%포인트, 3분기말 기준)을 크게 앞질렀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위기가 코로나 당시보다 크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며, "올해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었던 공급망 훼손, 고금리, 고유가·에너지 등의 고비용 복합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업들의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또 재고자산이 크게 늘면서 부정적인 상황을 반전시킬 기업의 활력이 떨어진 것으로 봤다. 3분기말 기준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1%, 2021년 6.6%에서 올해 8.0%로 급격히 증가했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말 대비 대기업은 5.5%에서 6.8%로, 중견기업은 9.7%에서 11.4%로, 중소기업은 7.9%에서 8.4%로 각각 증가했다.
재고자산회전율도 10.7회를 기록됐다, 이는 코로나19가 가장 심했던 2020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대기업은 12.4회, 중견기업은 8.2회, 중소기업은 5.5회로 지난 분기에 비해 모두 느려졌다. 기업의 자산효율성을 나타내는 총자산회전율은 지난 분기 0.79회에서 0.78회로 소폭 하락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전율이 낮으면 재고자산의 소진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수출과 내수판매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형국"이라며,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코로나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삼아 새로운 활로를 찾아내는 기업가정신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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