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서울 2℃

  • 인천 -1℃

  • 백령 6℃

  • 춘천 -3℃

  • 강릉 4℃

  • 청주 1℃

  • 수원 1℃

  • 안동 -2℃

  • 울릉도 7℃

  • 독도 7℃

  • 대전 3℃

  • 전주 1℃

  • 광주 3℃

  • 목포 4℃

  • 여수 6℃

  • 대구 1℃

  • 울산 6℃

  • 창원 5℃

  • 부산 8℃

  • 제주 7℃

광주문화재단, 광주모노그래프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 발간

광주문화재단, 광주모노그래프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 발간

등록 2022.12.27 15:01

김재홍

  기자

공유

광주모노그래프04 / 문학의 공간들곽재구, 고재종, 공선옥, 김선정, 김호균, 이영진 여섯 필자 숨겨진 광주 뒷골목 이야기

광주문화재단, 광주모노그래프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 발간광주문화재단, 광주모노그래프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 발간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황풍년)은 광주의 문화자원을 새롭게 기억하고 소개하는 광주모노그래프 4편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광주모노그래프 시리즈는 2019년부터 기획된 도서로, 전문필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문화사적 배경을 아우른 수필작품 6편으로 구성됐다.

올해에는 곽재구, 고재종, 공선옥, 김선정, 김호균, 이영진 여섯 필자들이 살아낸 광주는 어떤 곳이었는지, 우리가 익히 짐작되는 '그 광주'보다 더 깊은 광주의 속살을 필자들이 보듬고 있는 기억으로 꺼내놓았고, 안희정 씨가 사진작가로 참여했다.

이 책에는 '오리탕거리'로만 미식가들에게 알려진 광주 유동의 뒷골목과 광주의 오래된 유원지인 무등산 언저리의 지산유원지, 광주의 달동네 광주 천변 발산마을, 지금은 챔피언스필드가 된 무등경기장과 그날의 총탄이 박힌 금남로 전일빌딩, 김남주 등이 수감됐던 광주교도소에 관한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아프고 진솔한 고백들이 담겨 있다.

『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는 여섯 명의 문학인들이 자신의 기억보관소에서 퍼 올린 단 하나의 주소지에 관한 이야기다. 겪어낸 공간 속의 기억을 '글'이라는 또 다른 공간으로 옮겨내는 것이 문학이라고 할 때, 이 책은 문학이 문학의 옷을 입기 이전의 공간과 시절에 관한 기록인 셈이다.

고재종 시인의 광주 기억은 유동의 달방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출과 빈곤, 방황의 시기였던 유동 시절에 "실존적 부조리에 대한 몸부림만으로 허덕이며 울분을 터트리고, 황음에 빠지고, 폐허의 무저갱만 떠다녔다."고 하는 고백은 한 문학청년의 좌절과 회한이 가득 묻어난다. 그리고 어느 날 시인이 벼락처럼 마주쳤던 민중 문화 운동의 도도한 물결과 사람들의 이야기는 한 시대의 거대한 기록화 같다.

공선옥 작가는 5·18이라는 거대한 사건 언저리에서 가난과 고독을 견뎌야 했던 청춘들의 서사를 기록한다. 주류가 되지 못한 채 변두리로 밀려나 있던 청춘들의 남루한 기억들이 무등산 언저리와 지산유원지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곽재구 시인은 유년시절부터 학창시절까지를 보냈던 광주 천변 발산마을의 기억들을 풀어놓는다. 끼니를 거를 만큼 가난했지만 훔쳐 온 쌀로 쑨 죽도 함께 나눠 먹었던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시를 평하다 대검까지 휘둘러 경찰서에 끌려갔던 문학청년들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슬프다.

동화작가 김선정은 금남로에서 우뚝 서서 광주의 일들을 목격한 전일빌딩과 조선대학교, 두 개의 하얀 건물 사이를 오갔던 한 시절을 이야기한다. 마치 한 편의 성장영화처럼 충장로와 금남로를 살아낸 90년대 학번들의 성장기와 고통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김호균 시인을 통해 만나보는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현장 서사다. 야구경기장 쯤으로 알려져 있는 옛 무등경기장의 서사에는 개발에 밀려나야했던 서민들의 녹진한 삶, 5·18 당시 택시운전사들의 차량시위, 야구장에서 울고 웃던 호남사람들의 애환이 고루 스며있다.

이영진 시인은 광주 혁명가들의 가장 큰 대학이었던 광주교도소를 소환한다. 유년에 목격했던 동명동 시절의 광주교도소와 법원, 그리고 광주 혁명가, 이 나라 민주 투사들이 저항하다 갇혔던 압도적인 시스템으로서 문흥동 광주교도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진가 안희정은 여섯 명의 문학인들이 털어놓은 여섯 개의 공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서정적 색채와 깊이 있는 시선으로 다가가고 있다.

지은이
고재종
1984년 『실천문학』 신작시집으로 등단. 시집 『날랜 사랑』 『앞강도 야위는 이 그리움』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꽃의 권력』 『고요를 시청하다』 등 다수. 에세이집 『사람의 길은 하늘에 닿는다』 『시간의 말』 등이 있음.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송수권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공선옥
1991년 계간 『창작과 비평』 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장편 『오지리에 두고온 서른살』 『시절들』 『수수밭으로 오세요』 『유랑가족』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은주의 영화』 산문집『마흔에 길을 나서다』 『자운영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등이 있다. 신동엽창작기금, 만해문학상 등을 받았다.

곽재구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사평역에서」 당선 작품활동 시작. 시집 『사평역에서』 『와온바다』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의 노래』 『꽃으로 엮은 방패』 등이 있고 산문집 『포구기행』 『예술기행』 『우리가 사랑한 1초들』이 있다. 신동엽 창작문학상, 대한민국 예술상(시)등을 수상했다.

김선정
2010년 장편동화 『최기봉을 찾아라!』로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을, 『방학 탐구 생활』로 제14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을 수상. 청소년소설 『멧돼지가 살던 별』 그림동화 『전학가는 날』 『세상에 없는 가게』 『우리반 채무관계』 동화집 『다이너마티트』 에세이 『너와 나의 점심시간』「」 등이 있다.

김호균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세숫대야론」 <광주매일> 신춘문예 에 동화 「첫눈과 종이비행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 시집으로 『물 밖에서 물을 가지고 놀았다』가 있음. 제1회 5월문학상 수상.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과 2022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이영진
1976년 『한국문학』 에 「법성포」 등을 발표, 한국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81년 '오월시(五月詩)' 동인 결성. 1986년부터 2년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시집 『6.25와 참외씨』 『숲은 어린 짐승들을 기른다』 『아파트 사이로 수평선을 본다』 등이 있다.

한편, 광주모노그래프Ⅳ『돌아보면 그곳이 있었네』는 알라딘, 교보문고 2개의 인터넷서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정가 17,000원)

뉴스웨이 김재홍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