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SK온 자금부담 뜸들이자 LG엔솔에 협상 제의블룸버그 "포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공장 발표 임박"GM과 美서 손잡은 LG엔솔, 유럽은 포드와 사업 확장2025년 유럽 전기차 시장 中 추월...배터리사 증설 배경
SK온이 경기 불황에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밝힌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자금은 전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포드와 합작법인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1~3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며 4공장은 부지를 고르고 있다. 유럽에서는 포드와 손잡고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포드자동차가 SK온 대신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고 보도했다. 배터리 합작공장 사업을 위한 MOU 체결 시기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2월 초로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논의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GM과 진행 중인 '얼티엄셀즈' 사업과 별개로 유럽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공장 증설 건은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SK온과 포드는 이미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미국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1~3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은 포드와 함께 헝가리 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그런 와중에 포드는 SK온이 자금 부담을 느낀 틈을 타고 또 다른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협상 제의를 했을 수 있다. 지난해 SK온은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조달)를 통해 4조원을 외부에서 유치하려 했지만 연말까지 8000억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고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2조원을 출자하며 급한 불만 꺼둔 상태다. 반면 LG엔솔 측은 "자금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시절부터 동유럽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짓고 유럽 지역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지난해는 폴란드 공장 증설을 통해 포드에 배터리 공급 물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현대차·기아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 중 하나다. 포드는 2026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500억 달러(약 60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연간 생산비중을 200만대 이상 늘리기로 했다. 오는 2030년까지는 전체 자동차 판매 비중에서 전기차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포드는 북미보단 유럽에서 향후 전기차를 더 많이 판매한다는 계획이며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손잡으면 유럽향 큰손을 고객으로 맞이하게 된다. 결국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터키 공장 합작사업이 성사될 경우 양사의 유럽 내 전기차 사업은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 전문가인 이항구 박사는 "유럽이 환경규제가 가장 강하고 2025년부터는 중국보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더 많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결국 배터리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해 있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되는 지역이다. 현대차·기아도 터키에 완성차 공장을 지어 그동안 유럽 전략 차종 출시 및 판매량을 늘려왔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북미 생산공장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유럽의 원자재법(RMA)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자원 생산 및 중요 원자재에 대한 공급망 협상력 강화를 위해 RMA 법안을 추진 중이다. '유럽판 IRA'라 불리는 RMA는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및 유럽 역내 생산 강화를 골자로 한다. 중국 원자재 이용에 대한 제재 내용이 담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U는 올 1분기 중 RMA 법안의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진의 속도감 있는 투자 계획 의지도 포드와의 신규 합작사업 전망을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권영수 부회장은 분사 3년차인 올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예고했다. 권 부회장은 새해 핵심 경영키워드로 '강한 실행력'을 제시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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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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