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3 둘째 날, 비공개 세션서 '망 사용료' 논의글로벌 ISP부터 CP까지 참석···국내선 이종호 장관 연사로치열한 토론 예상돼···"형식적인 논의에 그치지 않을 것"
수년간 지지부진하던 양측의 '이견 좁히기'가 이번에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28일(스페인 현지시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장관급 프로그램(Ministerial Programme) '네트워크 투자: 디지털 혁명의 실현'(Network Investment: Delivering The Digital Revolution) 세션이 MWC 2023 부대행사로 열린다. MWC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로, 올해는 다음달 27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는 사전에 초대된 인사만 참석하는 비공개 세션이다. 최근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망 사용료' 이슈가 논의된다. 빠르게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비한 ISP 투자 압박의 해법을 찾는다는 내용이 세션 설명란에 적혔다. 특히 망 사용료 이슈의 핵심 이해관계자가 대거 모이는 자리인 만큼, 열띤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SP 업계 쪽에서는 ▲GSMA 마니 마니모한(Mani Manimohan) 디지털인프라정책담당과 ▲유럽 1위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볼프강 코프(Wolfgang Kopf) 공공·규제업무 수석부사장 ▲사우디 최대 국영 통신사 사우디텔레콤 아미르 알제브레엔(Amir Algibreen) 그룹최고규제이행책임자 등이 참석한다. 글로벌 CP 대표진은 ▲넷플릭스 딘 가필드(Dean Garfied) 공공정책 부사장 ▲메타(前 페이스북) 마커스 레이니쉬(Markus Reinisch) 유럽공공정책 부사장이다. 우리나라에선 ICT 정책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종호 장관이 연사로 함께한다.
ISP 업계에선 '글로벌 빅테크(CP)로 인해 전세계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증한 만큼, 일정 수준의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전망이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고화질 동영상, 게임 서비스 수요가 늘자 통신망 트래픽이 급증했다. 특히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2021년 기준 구글과 넷플릭스가 각각 27.1%, 7.2%를 차지, 전체의 34.3%나 점유했다.
반면 CP 측은 망 '사용료 분담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다른 대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딘 가필드 부사장은 지난 2021년 한국을 찾아 "(망사용료 문제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와 소송 중이지만,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고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망 사용료 문제는 그동안 양측의 이런 입장차만 확인할 뿐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로 이슈가 확산하고 양측의 갈등도 심화하는 만큼, 비공식 논의를 통해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글로벌 빅테크가 망 투자에 기여하도록 하는 법안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넷플릭스와 수년간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ISP 시설투자 비용은 더 늘어날 텐데, CP가 이를 분담하지 않으면 양측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이번 MWC에서는 양측간 의견을 교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별도 가이드라인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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