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신규 상장사 9곳 중 6곳 공모가 '상단 이상'IPO 기대감 적었던 증권사들, 수수료 수익 '두둑'상장 후 주가 상승에 의무 인수 지분가치도 쑥쑥'1조 대어' 오아시스 주관 맡은 NH, 기대감 충만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7일까지 공모가를 확정한 9개 신규 상장 종목 중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범위의 상단에 정해지거나 상단 이상으로 결정된 곳은 한주라이트메탈, 미래반도체, 스튜디오미르, 꿈비, 샌즈랩, 제이오 등 6곳이다.
특히 7일까지 상장을 마친 6개 종목 중 미래반도체, 오브젠, 스튜디오미르 등 세 곳이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로 상장일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하는 등 신규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1년 내내 '따상'에 성공한 종목 수가 고작 3개(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올해는 증시 개장 후 불과 두 달여 만에 지난해의 성과를 뛰어넘은 셈이 됐다.
더구나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밑돈 회사들도 상장 후 주가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찬밥 대우를 받았던 티이엠씨는 최근 주가가 공모가보다 무려 36.43% 올랐다. 지난 3일 상장한 삼기이브이의 최근 주가도 공모가보다 139.09% 올랐다.
아울러 공모가 범위 최하단으로 몸값을 정했던 오브젠도 올해 두 번째 따상의 주인공이 됐고 최근 주가는 공모가보다 무려 316.67%가 뛰었다.
신규 상장주의 연이은 주가 선방에 이들 기업의 상장 업무를 주관했던 증권사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증권사들은 기본적으로 받는 상장 수수료 외에도 의무 규정에 따라 주식 일부를 인수하도록 하는데 증권사들의 자산으로 잡힌 이 주식의 가치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장 업무를 주관했던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유진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8곳이다. 이들이 상장사들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합계는 95억3076만원에 달한다.
각각 2건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5억749만원과 23억8124만원의 수수료를 챙겼고 미래에셋증권도 13억5708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11년 만에 IPO 주관 업무를 단독으로 따낸 한화투자증권도 티이엠씨 상장으로 12억8500만원을 챙겼다.
여기까지는 상장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따낼 수 있는 열매였는데 상장 이후에 더 커진 열매가 있다. 신규 상장 과정에서 주관사들이 의무적으로 인수한 상장사의 지분 가치다.
상장 업무를 주관한 증권사들은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상장되는 지분 중 일부를 의무적으로 취득·보유한 뒤 일정 기간 이후 매각할 수 있다. 짧게는 상장일로부터 1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보호예수를 걸어놓는 것이 관행이다.
올해 상장 주관사로 나선 증권사 중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다. 두 곳 모두 당초 IPO 추진 당시에는 몸값 문제로 마음고생을 했으나 상장 후 주가 상승 지속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브젠의 신규 상장을 주관했는데 당초 공모가가 최하단인 1만8000원으로 결정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7억9124만원에 그쳤다.
공모가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지분의 가치는 4억1902만원(2만3279주, 프리IPO 물량 제외)이었다. 그러나 상장 후 반전이 일어났다.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하더니 이후 기록적인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 7일 하루에만 주가가 18.3% 뛰면서 7만5000원까지 올랐다.
7일 종가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오브젠 지분 가치는 무려 4.16배가 더 뛴 17억4593만원으로 치솟았다. 한국투자증권의 의무 보유 물량 보호예수 기간은 상장일로부터 3개월이다. 4월 말까지 오브젠의 주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간다면 투자수익 대박을 기대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도 가외수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당초 티이엠씨의 주식 3만5714주를 인수하게 됐다. 공모가 기준 이 주식의 가치는 10억원이었다.
그런데 근래 IPO 사례 중 드물게 일반 청약 과정에서 미달이 발생하며 무려 20만8271주의 실권주가 나왔다. 일반 청약 실권주는 상장 주관사가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한화투자증권은 총 24만3895주(프리IPO 물량 제외)를 보유하게 됐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외면받던 종목이 상장돼도 얼마나 좋은 성과를 거두겠느냐며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 종목 역시 상장 후 180도 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상장 직후 주가는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최근 주가는 공모가보다 36.43%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티이엠씨 지분 가치는 당초 68억3158만원이었지만 7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 합계는 93억1679만원까지 뛰었다. 실권주의 보호예수는 1개월, 의무 인수 물량의 보호예수는 3개월이다. 당장 오는 20일 20만8271주의 보호예수가 풀린다.
티이엠씨의 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한화투자증권 역시 상당한 투자수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상장사들의 연이은 선전에 한껏 기대감에 부푼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두 회사는 예상 몸값이 1조원에 달하는 '1분기 IPO 시장 최대어' 오아시스의 상장 주관 업무를 맡았다. 특히 IPO 시장의 전통 명가로 자존심 회복이 절실한 NH투자증권은 8일 마감되는 오아시스의 수요예측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500~3만9500원이다. 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면 최대 2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 추가 인수하는 지분은 없다. 오아시스가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대형 법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수익을 기대할 만한 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1월 진행한 프리IPO 과정에서 13만755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는 현재 50억원이다. 공모가격이 높아지고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한다면 NH투자증권 역시 대박 행진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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