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로 10년만 라면 매출 2위 탈환'불닭 챌린지'에 현지 맞춤화 전략 더해"2025년 日·美·中 비중 70%로 늘린다"
14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 출시한 '야키소바 불닭볶음면'의 초도 물량 20만개가 2주 만에 완판됐다. 야키소바 불닭볶음면은 일본 대표 음식인 야키소바에 불닭의 매운맛을 접목한 제품으로 일본 최대 할인점인 '돈키호테'에서 불닭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삼양식품은 10년 만에 오뚜기를 제치고 라면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매출액은 9090억원, 영업이익은 9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2%, 38% 증가한 수치다. 업계는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 사업 매출액이 71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삼양식품의 선전은 '불닭 챌린지'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부터 시작됐다. 각 나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현지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도 큰 몫을 했다.
불닭볶음면은 불닭 챌린지를 통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유튜버 '영국남자 조쉬'가 외국인 지인들에게 불닭볶음면을 소개하며 외국인들이 매운맛에 도전하는 챌린지가 형성됐다. 지난 2016년부터 챌린지가 본격적으로 노출되면서 많은 해외 유튜버들이 먹방 영상을 찍었다. 한 영상은 조회 수 1억30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에만 한정적으로 소비되던 불닭볶음면이 챌린지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인식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한국 문화 콘텐츠가 영향력을 발휘하며 더욱 속도가 붙었다. 2020년에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BTS의 멤버 지민이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이 자주 보이며 인기를 견인했다.
현지에서는 맞춤형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넓은 선택권도 보장했다. 중국에선 '마라 불닭볶음면'을 동남아를 겨냥해선 '커리 불닭볶음면'을, 미국에선 '콘 불닭볶음면'과 '하바네로라임 불닭볶음면'을 내놨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9년 일본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에도 해외 판매법인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법인 지분 100%를 사들이며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직납 거래처 확보에 속도를 냈다. 직접 유통을 통해 전략적인 경영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에는 해외사업 본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 물류 전담 조직이 신설됐고 해외사업 부문 지원 조직도 재편·강화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해외 판매 법인 추가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판매 법인을 통해 국가별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온라인·오프라인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코로나가 어느 정도 종결되는 상황에서 나라별로 프로모션 진행해 수출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수출은 전 지역에 걸쳐 고르게 상승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며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wanchu110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