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CATL 합작공장, 이번 주 공식 발표 예정中 추격 매서운데···K-배터리 안방 美까지 진출美 행정부 입장 주목···"좌시하기 어려울 것"
2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드와 CATL이 이번 주 합작사 설립을 공식 발표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35억달러(약4조5000억원) 투자를 밝힌 이후 CATL과의 동맹을 공식 선언하게 되는 셈이다. 포드의 LFP 배티리 공장은 미시간주 마샬에 세워질 예정이며 연간 생산능력(CAPA)은 전기차 40만대를 출고할 수 있는 35GWh 규모다.
포드는 "우리는 미국에서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LFP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기로 한 최초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됐다"며 "LFP 배터리는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해 EV(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NCM 배터리 대비 CATL의 LFP 배터리 가격은 약 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으로선 비상등이 켜졌다. 사실상 독점할 것으로 예측된 미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입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CATL은 유럽 시장을 앞세워 비(非)중국 시장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 국내 기업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집계한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중국 제외) 시장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29.7%), CATL(22.3%), SK온(12.7%), 삼성SDI(11.0%)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LG엔솔 점유율은 5.4%포인트 하락했고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1.6%씩 늘었다. 반면 CATL 점유율은 8.3%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CATL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은 27.7GWh 늘어 LG엔솔(12.1GWh), SK온(11GWh), 삼성SDI(9.9GWh) 성장률을 압도했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전 세계 자동차기업의 부품 수급 다변화는 숙명과도 같아 내연기관차 시대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졌다"며 "포드와 CATL의 동맹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으로선 단일 시장만 내다보지 말고 이를 전화위복 삼아 자동차 업계 특성을 빨리 인지해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미 행정부의 제동이다. IRA의 실질적 명분이 대중(對中) 견제인 만큼 포드의 합작사 설립을 가만히 놔두기 쉽지 않아서다. 실제 마르코 루비오 미 상원의원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심화시킬 뿐"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 "CATL 기술 사용 계약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버니아주는 글렌 영킨 주지사가 "미국 자동차 산업 강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약화시키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라고 규정하며 양사의 합작사 설립을 무산시킨 바 있다.
배터리업계에서 IRA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는 주요광물 사용 비중을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하거나 배터리를 미국에서 제조하는 경우다. IRA엔 전기차를 미국서 100% 생산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선 미국서 배터리를 생산해야 이득이다. 포드는 CATL로부터 '기술'만 빌려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해 IRA 빈틈을 파고들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IRA 명분을 고려하면 미국이 포드와 CATL의 합작사 설립을 좌시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며 "다음 달 IRA 세부 지침이 공개될 예정인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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