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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제마진·유가 '동반 하락'···횡재세 논란 '주춤'

산업 산업일반

정제마진·유가 '동반 하락'···횡재세 논란 '주춤'

등록 2023.02.24 14:43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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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2월 3주 연속 하락세···국제유가도 내림세경기침체 여파에 맥 못추는 정유사···4분기 적자 '1조원'부진한 업황에 횡재세 논란도 잠잠해질 듯

정제마진·유가 '동반 하락'···횡재세 논란 '주춤' 기사의 사진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 호실적을 견인했던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 특히 작년 4분기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최근 재점화 되고 있는 횡재세 논란을 피해 갈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로 불리는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이달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이달 첫째 주 배럴당 9.7달러로 시작, 주마다 2.5달러씩 떨어져 셋째 주 5.9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는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4~5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손실이, 이상이 되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이달 셋째 주 기준 정제마진이 5.9달러임을 감안하면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은 것이다.

업계는 정제마진 하락 배경으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다. 이달 들어 등·경유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 금수 조치 시행을 앞둔 이달 초 석유 선적을 늘렸다는 분석에서다. 여기에 유럽 역시 석유 비축을 늘려 정제마진 하락을 부추겼다.

수익의 또 다른 지표인 국제유가 추이도 지지부진하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지만, 전 세계 경기침체 영향과 막바지를 향해가는 동절기에 등락을 거듭, 현재 7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에 몸살을 앓았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무려 1조2932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급등에 따른 호황(합산 영업이익 12조3204억원)과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 석유 사업에서 6612억원이란 손실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에서 3796억원의 손실을,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1919억원, 605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유사들의 업황이 부진하자 최근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정유사 횡재세 논란도 잠잠해질 분위기다. 현재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유사를 대상으로 한 횡재세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지난해 8월 정유사와 시중은행에 대해 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횡재세는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기업들에게 법인세 외에 추가로 매기는 세금을 말한다. 유럽연합(EU)이 지난해 9월 석유·천연가스 회사를 상대로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 추진 계획을 확정해 국내에도 이슈가 됐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와 산업 구조가 달라 횡재세 도입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영국 등 해외 석유 업체들은 자체 유전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 유전 개발과 제품 판매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유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해외에 원유 단가를 그대로 지불해 수입, 제품을 만들어 직접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는 횡재세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점 또는 보완 정책 등을 마련해뒀지만 국내에는 뚜렷한 기준점이 제시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과세 기준이나 방법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점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이 밖에 대외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마구잡이식 도입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지난 4분기부터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작년처럼 이익이 난다는 보장이 없다"며 "유가와 정제마진도 악화 추세에 있기 때문에 횡재세 부과에 대한 주장도 힘을 잃은 분위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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