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6000억원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전기로 신설현대제철, '하이큐브'로 탄소중립 구현···독자적 기술유럽판 'IRA' CBAM, 오는 10월 시범 도입···26년 운영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는 다가오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올해 더욱 강화된 '탈(脫) 탄소'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서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업종이란 특성 탓에 탄소중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먼저 철강사들은 탄소중립 가속화를 위해 전기로를 택했다. 현재 영위 중인 용광로(고로)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무려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글로벌 추세도 탄소중립을 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도 "전 세계가 저탄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로보다 전기로가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가동이 자유롭다는 점도 전기로 전환 추세에 힘을 실었다. 통상 고로는 24시간 365일 돌아간다. 생산설비가 멈추면 쇳물이 내부에 붙어 재가동까지 최대 5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로는 필요시 고철을 녹여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2시간이면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체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역대급 폭우로 침수, 24시간 내내 가동돼야 할 고로가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는 지난 1973년 이후 49년만 처음이다. 이 여파로 포스코는 전체 손실액 1조3400억원이란 쓴 맛을 봤다.
업체별로는 고로 위주의 생산을 주력했던 포스코가 지난 20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약 6000억원을 투자,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t) 규모의 전기로를 신설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전기로 투자는 내년 1월 착공, 2026년 본격 가동이 목표다. 포스코는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전기로 신설을 추진한다"며 "이는 탄소중립을 향한 포스코의 실질적인 첫 성과"라고 의미를 더했다.
현대제철은 '하이큐브(Hy-Cube)'를 앞장세워 탄소중립을 구현한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만의 독자적인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체제다.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 전기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하다.
다만 전기로는 고로 대비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품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고로는 통상 불순물 함량이 낮은 고품질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로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전기로보다 더 많이 배출한다는 탓에 업계는 고로 대신 전기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탄소중립을 합창하는 또 다른 이유는 유럽연합(EU)의 CBAM이 자리한다. CBAM은 환경규제가 미비한 국가의 생산제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일종의 무역관세로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으로도 불린다. CBAM은 오는 10월 시범 도입돼 2026년 본격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를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탄소중립"이라며 "특히 유럽 CBAM 시범 도입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전기로 등 친환경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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