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도 '쇼핑몰 상품형' 광고 허용···오는 15일부터판매 라이선스 없어도 검색창 상단 광고, 부작용도 예상돼"주춤한 광고 실적 반등카드" vs "소비 트렌드 변화에 기인"
제조사 보호 못 받는 가전도, 검색창 상단서 '추천'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광고주들에게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의 쇼핑몰(네이버쇼핑) 검색광고 범위를 기존 '제품 카탈로그형'에서 '쇼핑몰 상품형'까지 확대한다고 안내했다. 적용일은 오는 15일부터다. 이는 쇼핑검색광고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첫 시도다. 그동안 '디지털/가전' 카테고리는 ▲면세품 ▲미성년자가 구매할 수 없는 상품(성인용품 등) 등과 함께 쇼핑몰 상품형 광고에서 취급하지 않았다.
네이버 검색광고는 제품 카탈로그형과 쇼핑몰 상품형, 쇼핑 브랜드형으로 나뉜다. 제품 카탈로그형은 네이버쇼핑이 구축한 제품 카탈로그로 연결되는 광고 상품이다. 제품 소유권을 가진 제조사·브랜드사, 국내 독점 유통권 계약자와 같은 '공인된 회사'만 집행할 수 있다. 상품 클릭 시 가격순으로 판매처가 정렬된 페이지가 열리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쇼핑몰 상품형은 네이버 심사만 받으면 제조사의 판매 라이선스가 없어도 참여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에서 상품을 누르면 바로 광고주 판매 페이지로 연결되는 형태 광고다. 쇼핑 브랜드형은 네이버 브랜드패키지에 가입한 브랜드사만을 위한 상품이다.
네이버 입장에선 쇼핑몰 상품형까지 범위를 넓히면, 더 많은 광고주가 유입돼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틈새시장인 ▲리셀(한정판) ▲중고 제품도 여기에 포함했다. 특히 디지털/가전 카테고리는 ▲PC ▲노트북 ▲태블릿PC ▲휴대폰 ▲생활가전 ▲주방가전 등 제품군이 방대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제품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판매 라이선스가 없는 회사 제품은 문제(사기·고장 등)가 생겨도 제조사가 책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네이버는 단가가 높은 제품 특성상 범죄에 활용되는 사례가 많아 상품형 광고를 도입하는 데 신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7년째 도입 안 하더니, 갑자기 왜?
그런데도 네이버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주춤한 '커머스광고' 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1년 가파른 성장을 경험했다. 그해 4분기 커머스광고 매출은 2658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038억원)에 비해 30.4%나 올랐다. 지난해 들어선 분기마다 성장과 역성장을 반복했고, 결국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4.0% 끌어올리는 데 그쳤다. 성장세가 1년 만에 큰 폭으로 꺾인 셈이다.
엔데믹 시대를 맞아 온라인 쇼핑이 타격을 입었고, 경기 침체로 많은 기업이 광고비를 축소한 여파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광고시장엔 부정적인 요인이다. 쿠팡과 같은 유통 공룡 급성장에 광고비가 분산된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로켓배송과 같은 킬러서비스로 단골을 대거 유치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비는 결국 이용자가 몰리는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로선 '반전카드'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에도 불확실한 경제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광고시장이 받을 충격파는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네이버는 지난해 말 유통 플랫폼과 경쟁할 수 있는 배송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반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광고주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상품을 다양화하거나 보강하는 건 사실"이라며 "이런 노력으로 매출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번 디지털/가전 카테고리 쇼핑몰 상품형 광고 도입은 대중의 가전제품 소비방식이 최저가 우선에서 특정 브랜드 선호로 변화한 데 기인한 변화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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