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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위-기업은행 노조, 사외이사 추천 갈등

금융 은행

금융위-기업은행 노조, 사외이사 추천 갈등

등록 2023.03.23 17:45

수정 2023.03.23 18:38

차재서

  기자

당국의 이근경·전현배 이사 후보 지명에 기업은행 노조 "尹 대선공약 파기" 반발 "김 행장이 나서서 설득해야" 촉구하기도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제공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IBK기업은행 제공

금융위원회와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사외이사 선임 건을 놓고 맞붙었다. 금융당국이 특정 인물을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면서다. 노조 측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겠다는 대선 공약의 파기이자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조는 이날 금융위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24일엔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을 규탄하는 성명서도 발표한다.

기업은행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은행장이 금융위원회에 제청할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올해 이 은행은 이근경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전현배 서강대 교수 등 두 명을 이사회(총 4명)에 영입하기로 했다. 신충식·김세직 사외이사의 임기가 작년 만료됐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해 신 이사만 임기를 연장토록 한 상태여서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행장의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면한다. 은행 차원에서 먼저 후보군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름을 올린 이근경 차관보와 전현배 교수는 모두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이 차관보의 경우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등을 거쳤는데,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윤석렬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전 교수도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해왔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자신과 가까운 인물에게 국책은행 사외이사를 맡기려는 것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노조가 분개하는 이유는 '노조 추천 이사'의 이사회 입성이 또 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는 데 있다. 사외이사 추천은 노조의 숙원 사업이다. 지난 몇 년간 후보를 제시했지만 당국의 이견으로 실패한 바 있어서다. 지난해 역시 노동계·법조계·학계 인사를 중심으로 총 3명을 추려 당국과 사측에 전달했으나 이번에도 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전·현직 행장까지도 나서서 확약한 사안인 만큼 올해는 노조 추천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 2020년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은행 임직원에게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을 약속했다. 윤종원 전 행장과 김성태 현 행장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취임 당시 노조와의 대화 과정에서 힘을 실어주겠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덧붙여 윤석열 대통령도 선거 과정에서 '금융회사 노동이사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조 측은 앞선 성명을 통해 "금융당국과 진보·보수정당 그리고 전·현직 대통령 모두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한 것은 이 제도가 공공기관 경영의 투명성과 공익성, 이 사회의 민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 때문"이라며 "선진국이 길게는 70년 넘게 운영해오고, OECD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제도를 금융위가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김 행장을 향해서도 "취임 시 공약했던 IBK 숙원을 해결할 첫 번째 기회"라면서 "행장은 당장 유관기관인 금융위를 적극 설득하고 압박하라"고 촉구했다.

1인 시위에 나선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금융당국이 국책은행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는 모양새"라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하라고 주문한 이들이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약탈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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