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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DB하이텍, '6조 플랜' 청사진···물적분할에 지주사까지?

산업 전기·전자

DB하이텍, '6조 플랜' 청사진···물적분할에 지주사까지?

등록 2023.03.24 14:20

수정 2023.09.06 07:48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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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4조·팹리스 2조 비전···물적분할 통과 사활DB하이텍 기업가치 오르면···지주사 전환 부담 ↑공정거래법상 지분 확보하려면 수천억 현금 필요

DB하이텍, '6조 플랜' 청사진···물적분할에 지주사까지? 기사의 사진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DB하이텍이 '기업가치 6조' 비전을 꺼내 들었다.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의 가치를 각각 4조원, 2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구체적인 목표 달성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기업가치가 오를수록 지주회사 전환 압박이 거세지는 점은 고민거리다. 물적분할이 되더라도 지배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DB(DB아이앤씨)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전날 파운드리와 팹리스의 가치를 총 6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파운드리는 전력반도체를 기반으로 고전압 제품과 특화 센서 라인업을 확충해 자동차 등 응용 분야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또 물적분할시 별도 투자가 없더라도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의 월간 생산능력을 약 1만5000장 증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팹리스) 사업부는 스마트폰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을 확대하고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는 초고속·저전력 등의 제품 특성을 강화해 중화권 패널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또 향후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 분야에도 뛰어들어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디스플레이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로 했다.

이번 DB하이텍의 '6조 청사진' 카드는 물적분할을 통과시키기 위한 여론전의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최대주주인 DB아이엔씨(12.42%)를 비롯해 DB생명(0.78%), 김준기 창업회장(3.61%) 등 특수관계인의 작년 말 합산 지분율이 17.85%에 그쳤기 때문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측은 "분할이 부결되면 6조 안 만드실 거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23일 기준 DB하이텍은 4만74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시가 총액은 2조104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주식(4439만8588주)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시 주가는 13만5000원 이상 책정돼야 시총 6조원 달성이 가능해진다. DB하이텍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업가치 6조원 달성 시점을 알리기 어렵다"면서 "주주총회에서 확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총이 오르면 DB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압박이 커지게 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50% 이상인 회사는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2021년 말 기준 DB아이엔씨는 자산총액은 6020억원, DB하이텍 공정가액이 전체 자산 중 66.6%를 기록해 작년 5월 공정위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신고를 받기도 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놓고 보면 자산총액은 4143억원, 공정가액 비중은 49%로 하락해 현재 DB그룹은 지주사 전환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상태다. 만약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6조 비전'이 현실화 될 경우 공정위 압박이 재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지주사 전환시 DB아이엔씨는 DB하이텍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재무적인 부담도 동시에 늘어나게 된다.

현재 DB하이텍 기업가치가 2조원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DB아이엔씨는 남은 지분(17.58%)을 확보하기 위해 3700억원 가량의 현금이 필요하다. 문제는 DB아이엔씨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작년 말 사측은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은 1147억원에 불과했고 이중 현금성 자산은 260억원에 그쳤다.

DB 관계자는 "작년말 기준으로 지주회사 전환 요건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물적분할은 미래성장을 위한 사업 전략이며 지주사 전환과 물적분할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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