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에 공간성·편의사양·동력성능 '합격'연간 판매량 6만대 육박하는 아반떼 경쟁자로 부상브랜드 이미지는 열세···"수입차 마케팅으로 차별화"
쉐보레는 지난 21일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2018년 한국GM이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을 지원받은 뒤 국내생산을 약속한 글로벌 신차다. 한국GM이 국내 생산차종을 출시한건 지난 2020년 트레일블레이저 이후 3년 만이다.
그간 쉐보레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첨단 편의사양의 부재로 국내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아왔다. 지난해 한국GM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1.4% 감소한 3만7237대로, 완성차업계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핵심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는 안방에서 1만4561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시장 안팎의 높은 관심 속에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예상을 깨고 합리적인 가격이 매겨진데다,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들을 대거 적용했기 때문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오토홀드, 2열 에어벤트, 파워 리프트게이트, LED 테일램프, LED 방향지시등 일체형 아웃사이드 미러, 샤크핀 안테나 등 다양한 선호사양이 적용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가격(개소세 인하 기준)은 2052만~2739만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인 RS 트림에서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과 파워 리프트게이트가 포함된 '테크놀로지 패키지(64만원)'와 선루프(69만원) 등 모든 선택옵션을 포함해도 29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동급차종인 현대차 코나가 2537만~3097만원(1.6 터보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다.
현재 국내 엔트리카 시장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아반떼의 국내 판매량은 5만8743대로, 쏘렌토와 그랜저, 카니발에 이어 승용모델 기준 판매 4위에 올랐다.
아반떼의 형제차인 기아 K3(2만1021대)는 물론이고 르노코리아 XM3(1만9425대), 쌍용차 티볼리(1만1130대) 등도 아반떼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다만 소형SUV 시장 1위인 셀토스(4만3095대), 경형SUV 캐스퍼(4만8003대)는 4만대를 넘기며 준수한 성적을 냈다.
1.2ℓ 터보엔진을 품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아반떼보다 우수한 동력성능과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엔트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쉐보레가 지적받았던 편의사양도 크게 개선된 만큼 아반떼와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현대차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이다. 따라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은 지난해 말 한국GM의 최고 마케팅 임원(CMO)으로 선임된 정정윤 전무의 손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 관계자는 "국내영업본부장이었던 정정윤 전무가 CMO로 선임된건 내수시장에서 쉐보레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미국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해 국산 경쟁차와 차별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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