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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GMC '시에라' 들여오는 한국GM···'우리도 수입차'

산업 자동차

GMC '시에라' 들여오는 한국GM···'우리도 수입차'

등록 2023.02.06 16:24

수정 2023.02.08 10:16

박경보

  기자

국산차 이미지 탈피, 해외 브랜드 입지 다지는 한국GM내수 판매 줄고 국내 생산은 2종···수입차는 제한적 수요 수출 실적은 지속 확대···신차 배정으로 흑자 가능성↑전문가 "경영정상화 이행 중···지나친 우려 지양해야"

GMC '시에라' 들여오는 한국GM···'우리도 수입차' 기사의 사진

한국GM(GM 한국사업장)이 GMC 시에라를 국내에 선보이고 수입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국내 생산과 수입차 판매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흑자 전환하겠다는 게 한국GM의 복안이다. 다만 잇단 단산에 따른 국내 공장들의 일감난과 수입차종들의 경쟁력 부족은 과제로 지적된다.

한국GM은 오는 7일 서울 새빛섬에서 GMC 시에라의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GMC는 GM의 SUV‧픽업트럭 전문 브랜드로, 주로 북미시장에서 시에라와 허머EV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상륙하는 대형 픽업트럭 시에라는 V8 6.2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 맞물린 '드날리' 트림만 판매될 예정이다. 앞서 쉐보레 콜로라도,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등 중형 픽업트럭이 국내에 도입됐지만, 대형 픽업트럭이 정식 판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한국지엠 제공GMC 시에라 드날리. 사진=한국지엠 제공

한국GM은 쉐보레, 캐딜락에 이어 GMC 브랜드까지 내놓고 '수입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은 글로벌 GM의 핵심 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통합 브랜드 하우스를 올해 상반기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은 "국내 고객들의 제품 선택권 확장을 위해 멀티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올해 6종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1분기 출시가 예정된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GM은 지난해 11월 최고 마케팅 임원(CMO)으로 정정윤 전무를 선임하고 국내 마케팅 활동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쉐보레는 이달부터 3월 말까지 TV광고와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캠페인에 나선다. 과거 'GM대우' 시절 국산차 이미지를 떼어내고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쉐보레의 국내 판매 라인업 가운데 국내 공장(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종은 트레일블레이저 뿐이다. 기존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던 말리부는 단산 후 재고물량만 판매 중이고, 창원공장에선 스파크의 자리를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대체할 예정이다. 이 밖에 카마로SS, 이쿼녹스, 트래버스, 타호, 콜로라도 등은 모두 해외생산 차종들이다.

한국GM의 수입차 라인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내수 판매 순위는 완성차 5개사 가운데 매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쉐보레의 내수 판매량은 3만7237대로, 전년(5만4292대) 대비 31.4%나 급감했다. 지난 2014년 15만5000대와 비교하면 8년 만에 75% 넘게 쪼그라 들었다. 국내에서 생산되던 주력차종들이 노후화되면서 시장 입지를 잃었기 때문이다.

중형세단 말리부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1509대, 소형SUV 트랙스도 1240대에 그쳤다. 그나마 경차 스파크가 1만963대로 전체 판매량을 떠받쳤지만 올해부터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GMC '시에라' 들여오는 한국GM···'우리도 수입차' 기사의 사진

반면 한국GM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은 증가 추세다. 한국GM의 판매량은 지난 2020년 23만7044대에 그쳤지만 지난해 26만4875대로 전년 대비 11.7%나 늘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형제모델인 뷰익 앙코르 GX가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거둔 결과다.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시장에서 1만4561대, 해외에서 15만5376대나 팔려나가면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올해 창원공장에서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본격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의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GM은 올해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중심으로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생산량 대비 약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GM은 수출 확대와 수입차 판매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올해 흑자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만큼 주력 신차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올해는 흑자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문제는 내수 시장 공략과 생산 물량 확보다. 최근 타호, 시에라 등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과 동떨어진 차종들만 잇따라 출시되고 있고 국내공장의 일감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이 내수 시장에 지나치게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4년 기준 한국GM의 국내 생산 차종은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말리부 ▲알페온 ▲트랙스 ▲캡티바 ▲올란도 ▲다마스 ▲라보 등 10종에 달했고, 수입차는 카마로가 전부였다. 반면 올해 쉐보레의 판매 라인업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빼면 대부분 수입차가 채우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이쿼녹스(1101대)와 트래버스(1945대)는 2000대를 밑돌았고, 픽업트럭인 콜로라도가 2848대 팔리며 분전했다. 비교적 최근 출시된 타호의 지난해 판매량은 총 387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은 군산공장 문을 닫은 이후 내수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기존 판매 차종의 상품성이 떨어지고 신차 배정이 늦어진 점이 점유율 하락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GM의 신차 배정, 판매 전략 등과 관련해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18년 산업은행과 약속했던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키고 있고, 올해 적자 탈출도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GM은 지난 2018년 8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을 때 약속했던 신차(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 2종 배정, 아태지역본부 국내 유치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이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GM에 빌미를 줄 수 있는 업계 안팎의 과도한 우려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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