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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그 분 퇴임하셨는데"···금융권, 뒤늦은 '대장동 수사'에 노심초사

금융 은행

"그 분 퇴임하셨는데"···금융권, 뒤늦은 '대장동 수사'에 노심초사

등록 2023.05.18 11:35

수정 2023.05.18 13:44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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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정태·이순우 등 전직 경영인 정조준 "불길 번질라"···하나은행·우리은행도 긴장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임 검찰이 전직 금융기관장을 정조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임 검찰이 전직 금융기관장을 정조준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클럽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전직 금융기관장을 정조준하자 금융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검찰이 행보를 거듭할수록 해당 인사가 몸담았던 금융회사로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수사 선상에 오른 대부분이 수년전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인 만큼 금융사가 뒤늦게 검찰의 표적이 된 데 볼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최근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다.

김정태 전 회장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 당시 하나은행은 일명 대장동 일당의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했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대학동기인 곽 전 의원과 김정태 전 회장의 친밀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컨소시엄 소속이던 호반건설이 하나은행 측에 합류를 권유했으나, 곽 전 의원이 김 전 회장에게 손을 뻗어 이를 만류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컨소시엄의 와해를 막은 곽 전 의원은 그 대가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50억원(세후 25억원)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전중규 전 호반건설그룹 총괄부회장과 김정기 전 하나은행 마케팅그룹장을 소환한 데 이어 김 전 회장의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검찰이 눈여겨보는 전직 금융권 인사는 김 전 회장뿐이 아니다. 그에 앞서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도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전 행장 재임 중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그를 통해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시절 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때 우리은행은 회사 내규 등을 이유로 불참했으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엔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 의향서를 냈다.

이에 검찰은 3월말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고, 과거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으로 일하던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은 우리은행이 컨소시엄 참여를 추진한 것에 대한 의사결정 중 문제가 없었는지, 부당한 대출이 이뤄졌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각 은행은 사법리스크가 조직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쏟는 분위기다. 검찰의 판단에 따라 수사의 칼끝이 금융그룹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나은행은 2021년 대장동 건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지만, 김 전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이 추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금융 역시 그룹 차원에서 은행에 대한 내부 조사에 나섰다. 임종룡 회장의 지시 아래 검사실과 법무실 전문요원을 투입해 업무가 적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됐는지 여부를 점검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금에서야 금융기관과 전직 임원을 압박하는 검찰의 공세가 '보여주기식'으로 비춰진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대장동 의혹'은 이미 1년반을 훌쩍 넘긴 사안일 뿐 아니라,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도 수년 전 퇴임한 상태다. 그런 만큼 유의미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일례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일 '대장동 건'으로 우리은행 현장점검에 착수했는데,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지 불과 일주일 만이어서 여러 얘기가 쏟아져 나왔다. 그 중엔 검찰이 특별한 내용을 찾지 못하자 금감원까지 움직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게다가 법원은 1심에서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사건인 만큼 압수수색이 이뤄진다 해도 검찰이 어느 정도의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사에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여러 현안을 떠안은 금융회사로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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