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수익성·안정성 모두 악화수요 위축에 반도체·석유화학 수출 감소 직격탄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을 보면 기업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증가율은 0.4%로 전 분기(6.9%) 대비 6.5%포인트 축소됐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대내외 수요위축 등으로 수출이 악화하면서 증가율이 축소한 것으로 2020년 4분기(-1.0%)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 제조업 매출액은 석유화학, 기계·전기전자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2.6%에서 1분기 2.1%로 감소했다. 반도체 부진으로 기계·전기전자업 매출액이 14.3% 감소한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도 12.6%에서 3.6%로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전기가스업이 전년도 매출액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49.1%에서 19.8%로 둔화했고 운수업은 운임 요금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8.1%에서 -5.9%로 마이너스 전환한 영향이다.
기업 규모별로 봤을 땐 대기업이 0.7%의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해 전분기(7.5%)보다 크게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매출액이 1.2% 감소하면서 전 분기(4.3%)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성환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반도체 수출과 석유 제품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의 성장성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비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기저효과로 성장세가 둔화됐고, 운수업은 해상운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기업 마진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2.8%를 기록했다. 전년동기(6.3%) 대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2.5%)과 운수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3.2%) 모두 영업이익률이 전년동기 대비 크게 하락했다.
대기업은 6.6%에서 2.4%로 더 크게 위축됐고, 중소기업은 5.3%에서 4.7%로 감소했다.
매출이 위축되면서 부채 의존도는 높아졌다. 기업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3월 말 95.0%로 2016년 6월 말(9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92.1%에서 더 높아졌다. 차입금 의존도도 3월 말 26.0%로 0.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3월 말(26.0%) 이후 가장 높아졌다.
대기업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92.6%, 25.1%로 전 분기 대비 3.2%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은 부채비율이 106.6%로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30.2%로 0.4%포인트 줄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만1042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07개 기업을 표본 조사한 결과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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