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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모회사 탓에 IPO 늦어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빚 부담 늘었다

증권 종목

모회사 탓에 IPO 늦어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빚 부담 늘었다

등록 2023.07.06 07:34

수정 2023.07.06 10:4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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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공룡'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과 한가족4월 말 상장예심 신청···모회사 악재에 심사 지연투자위해 은행차입 선택···단기 빚 부담 '옥에 티'

모회사 탓에 IPO 늦어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빚 부담 늘었다 기사의 사진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의 자회사이자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의 계열사로 연내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회사 운영자금을 충당하고자 최근 1000억원의 현금을 은행으로부터 빌렸다.

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일은 흔하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도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다. 그러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에 나섰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IPO도 하기 전에 금융기관 차입으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다는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예정에 없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대규모 자금 단기차입에 대해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IPO가 난항을 겪으면서 미래 투자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일각에서는 재무 악화로 인한 금융기관 차입을 선택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한 때 시장의 우려를 샀다.

전망 밝은 전구체 사업 영위···'상장 후 몸값 3조원 예측' 장밋빛 전망 줄이어
에코프로는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지난 6월 28일 1000억원을 금융기관을 통해서 빌렸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단기차입금 총액은 1779억8000만원이 됐다. 에코프로는 이 자금이 자회사 운영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구체 생산·판매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17년 4월 에코프로지이엠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회사다. 원래 이 회사는 국내자본인 에코프로와 외국자본인 중국 거린메이(GEM)의 합작으로 세워졌다. GEM은 중국 최대 규모의 전구체 기업이다.

현재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분 52.78%를 쥐고 있다. 최초 회사 설립 당시에는 에코프로와 GEM이 70%-30%의 지분을 나눠 가졌으나 GEM의 현재 지분은 3.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이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전구체 연간 생산 능력을 20만톤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는데 이 계획의 수행을 위해서는 IPO가 절실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에는 긍정적 전망이 뒤따랐다. 모회사인 에코프로와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1·2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장할 경우 순항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졌다.

특히 시장에서는 '대어'라는 수식어를 이 회사에 붙여줬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흐름을 타고 2차전지 관련주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안정적 사업을 구현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상장 후 이 회사의 시총은 2조원대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예측됐다.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IPO 걸림돌 작용···에코프로 "자회사 IPO, 이상 없다"

모회사 탓에 IPO 늦어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빚 부담 늘었다 기사의 사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예상대로라면 지난 6월 말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코스피 상장에 대한 본격 채비에 나섰어야 한다. 보통 상장예심 신청 후 영업일 기준 45일이 지나면 승인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7월 현재까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예심 승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물론 배터리 화재 리콜 관련 이슈 탓에 최초 접수 후 6개월 만에 상장 승인이 나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사례가 있고 그동안 거래소가 진행한 상장예심 사례 중 심사 기간이 45일을 넘긴 적도 많았기에 무조건 '45일 룰'이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동안 상장예심 승인까지 오랜 기간을 기다렸던 예비 상장사는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던 바이오 관련 업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술 쪽 문제가 없는 회사다. 결국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 상장예심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로 사법적 문제가 꼽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예심 지연 요인은 모회사 에코프로에서 나왔다. 지난해 5월 검찰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거래로 11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들어 에코프로 전·현직 임원들을 재판에 넘겼고 사법처리가 이뤄졌다.

이 사건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지연에 작지 않은 악재로 작용하면서 상장예비심사의 속도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연내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당초 생각했던 시점보다는 늦어지게 됐다. 현재 시장에서 전망하는 상장 시점은 올해 4분기 쯤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무난한 상장을 위해 적극적 해명에 나서고 있다. 현재 모든 계열사 CEO에 전문경영인을 등용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점을 어필하는 중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IPO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은 힘들어도 미래는 포기 못해" 외부차입으로 투자 지속
계획했던 상장이 지연되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현금 사정에도 문제가 생겼다. 올 1분기 말 감사보고서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현금 보유량은 98억9770만원으로 100억원을 살짝 밑돈다. 지난해 12월 말보다는 90억원이 늘었지만 결코 여유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이 다소 여의치 않다는 점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350억원의 매출과 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5% 줄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 말 102.0%였던 것이 올 1분기 말에는 138.4%로 1년 사이 36.4%포인트 늘었다. 다만 이번 금융기관 차입으로 단기차입금 1000억원이 늘어난 만큼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일정 부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현금흐름표상 영업을 통한 현금흐름은 568억6513만원의 유출을 기록했고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 흐름은 453억1200만원이 유출됐다. 반면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 흐름은 1111억5642만원 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곧 영업을 통해서 창출된 현금이 남지 않고 외부 차입을 통해 투자에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증시에 상장이 되면 그동안 차입했던 자금을 갚을 수 있지만 상장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로지 금융기관 차입이나 대주주 등 투자자들의 지원을 통한 투자만 가능하다.

미래 투자 계획을 야심차게 세워둔 상황에서 곳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어렵지만 미래를 위해 금융기관의 차입 카드를 쓴 것이다.

상장 전까지 빚 부담 이겨내야···IPO 좌초 가능성 낮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제공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제공

IPO가 무난히 이뤄진다면 차입금에 대한 부담은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 상장 절차가 완료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에 상장 이전까지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부담 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이 오랫동안 미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프로 측이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자체 노력을 적극 기울이고 있고 거래소에서도 에코프로 측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예심 승인 여부보다는 이 회사의 몸값이 얼마가 될지에 따라 상장 절차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전구체 생산 규모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몸값 책정의 호재다. 다만 회사 매출의 대부분이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과의 내부 거래를 통해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에코프로비엠 이외 매출처를 얼마나 발굴하느냐가 관건이다. 상장 추진 시점 IPO 시장의 분위기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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