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지만 내연기관 '운전의 재미' 그대로최고출력 650마력에 제로백은 단 3.4초"전동화·고성능 다 잡겠다"···현대차 새 상징
현대차는 13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자동차 행사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아이오닉5 N을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5 N은 현대차의 핵심 전동화 전략인 '현대모터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델인데요. 국내 기자들은 지난 12일 N서울타워에서 아이오닉5 N의 실물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N'서울타워에서 확인한 아이오닉5 'N'은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직 시승해보진 않았지만 차량을 설명하는 직원들의 말에는 아이오닉5 N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흘렀거든요.
이날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신철 국내마케팅팀 책임 매니저는 "아이오닉5 N을 통해 전동화 시대에도 N 브랜드의 3대 요소를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코너링 악동 ▲트랙주행성능 ▲일상 속의 스포츠카 등 N 브랜드의 특성을 전기차 시대에서도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것이죠.
사실 서킷에서 고속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무거운 중량과 뜨겁게 달아오를 배터리 관리 때문입니다. 운전자의 가슴을 뛰게 만들 중저음의 배기음과 운전의 재미를 가져다줄 변속기도 없죠.
하지만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의 운전 즐거움과 감성적인 경험을 아이오닉5 N에 그대로 담아냈다고 하는데요.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인 '전동화'와 차량 성능의 본질을 추구하는 '고성능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현대차의 야심작입니다.
아이오닉5 N은 일반 모델인 아이오닉5와 디자인부터 크게 구별됩니다. 먼저 전면부에서는 블랙 트림부와 하단을 가로지르는 오렌지 스트립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또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액티브 에어플랩, 21인치 단조휠 등 동력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디자인도 적용됐습니다.
후면부도 차량의 공력 성능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일반모델 대비 더 길어진 윙타입 리어스포일러, 리어 디퓨저, 양 사이드의 에어 아울렛 등이 주요 특징인데요.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인상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누가 봐도 쌩쌩 잘 달릴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실내에서도 변화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오닉5 N에 적용된 스티어링 휠에는 현대차 최초로 'N'로고가 적용돼 고성능 브랜드만의 감성을 살렸습니다. 또 드라이브 모드와 NGB, 커스터마이징 설정 등이 가능한 N버튼도 눈에 확 띕니다.
하지만 아이오닉5 N의 진짜 가치는 고성능 전기차다운 달리기 성능에 있습니다. 아이오닉5 N은 최대 650마력의 고출력 AWD 모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요. 이를 위해 기존 아이오닉5 대비 약 7kWh 늘어난 84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습니다.
아이오닉5 N이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불과 3.4초에 불과합니다. 최고속도도 260km/h에 달해 고성능 전기차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췄습니다.
특히 아이오닉5 N은 기본적으로 서킷에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차체 강성이 대폭 강화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N브레이크 리젠' 로직이 적용돼 기존 대비 회생제동 능력이 향상됐고, 대구경 브레이크 시스템도 함께 탑재됐다고 합니다.
아이오닉5 N은 모터로 구동하지만 주행할 땐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피드백을 제공하는데요. 내연기관차의 변속감을 구현한 N e-시프트와 전용 주행사운드를 제공하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 기술이 적용된 덕분입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짜릿해지는 운전의 재미를 전기차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오닉5 N은 이외에도 정지상태에서 빠르게 출발할 수 있는 런치 컨트롤 기능과 10초 동안 출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부스트 모드 등을 제공합니다. 트랙 주행 시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N 레이스 기능도 함께 적용돼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기능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네 바퀴에 모두 동력이 전달되는 AWD 차량이지만 후륜 드리프트가 가능하도록 전후 구동력을 제어한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멋진 드리프트를 현대차로도 할 수 있다니 격세지감이 느껴졌습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의 냉각성능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현대차 최초로 상하 구조의 통합형 라디에이터가 적용돼 냉각면적이 늘어났고, 열교환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하네요.
이날 차량 설명을 맡은 김태환 현대차 MSV프로젝트6팀 연구원은 "고성능 하면 내연기관차가 떠오르는 시기에 어떻게 하면 고성능 전기차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아이오닉5 N에 들어간 많은 사양은 그 고민의 결과들이고, 이 차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고성능과 전동화를 모두 품은 아이오닉5 N은 포니를 잇는 현대차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겁니다. 누구든 쉽게 나서지 못하는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선제적으로 장악하겠다는 현대차의 야심이 녹아든 차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이오닉5 N은 엉성한 제품력으로 웃음거리에 머물렀던 내연기관차 시절의 흑역사를 완전히 지워낼 모델입니다. 내연기관차의 퇴장을 아쉬워하는 자동차 마니아들은 아이오닉5 N을 통해 현대차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테죠. 현대차가 아이오닉5 N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확고하게 굳힐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지켜보겠습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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