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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벌떼 입찰은 도덕적 해이

벌떼 입찰은 도덕적 해이 기사의 사진

벌떼 입찰이란 공공택지에서 택지를 분양받게 되면 많은 시세차익 등 개발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건설사가 낙찰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경쟁률이 치열하여 이를 편법으로 분양받고자 모기업과 다수의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벌떼처럼 입찰에 참여하는 행태를 벌떼 입찰이라고 한다.

벌떼 입찰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택지공급의 공정한 경쟁을 통한 입찰 방식을 저해하고, 택지공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페이퍼컴퍼니의 설립 유지비용 등이 결국 분양가격에 반영되거나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위들이 부정 부패를 유발하고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공정사회 조성은 물론 주택시장 안정화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토교통부는 벌떼 입찰과 관련하여 지난해 9월 1차로 현장점검을 실시하여 10개 업체를 수사 의뢰했으며, 지난 2월까지 2차 점검에서 71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그리고 3월 위법 정황이 적발된 업체는 19곳으로 판단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또한 위반사항이 경미한 6개 업체를 제외한 13개 업체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들 업체가 낙찰받은 공공택지는 모두 17개 필지라고 한다. 위법 의심 사례는 청약 참가 자격 중 사무실 조건 미달 13개, 기술인 수 미달 10개(중복)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관련 법령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된 업체에 대해선 계약해제와 택지환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벌떼 입찰의 대표 격인 H그룹에 대해서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H그룹에 대하여 공정거래법상 입찰 담합이 아닌 부당 지원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과거 공공택지는 추첨 방식에 의한 입찰이라 사전에 낙찰자와 낙찰가격 등을 의도한 대로 확정할 수 없었다면서 H그룹은 다른 경쟁자와의 합의가 아니라 본인 계열사들을 투입한 것이기 때문에 현행 법령상 입찰 담합으로 보기보다는 계열사 간 거래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즉, 당첨된 택지를 의도적으로 계열사에 양도하면서 부당 지원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물론 벌떼 입찰을 한 건설사들의 소명은 간단하다. 실제로 사업을 영위하는 독립된 법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업무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 부동산시공‧시행에 전문성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택지를 공급받을 당시 입찰 공고 내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입찰 참여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오직 공공택지를 공급받을 목적으로 설립한 건설사는 본사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의심하고 있다.

벌떼 입찰 단속 시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규정들은 첫째, 건설산업기본법 제13조(건설업 등록의 결격사유)와 같은 법 제83조(건설업의 등록말소 등)에 근거하여 처벌할 수 있다. 둘째,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의2(건설공사의 직접 시공)와 같은 법 제82조(영업정지 등) 등을 적용한 직접 시공 의무에 관한 규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셋째, 주택법 제4조(주택건설사업 등의 등록)와 주택법 시행령 제18조(등록사업자의 등록말소 및 영업정지처분 기준)에 따른 주택건설사업자 규정을 근거로 등록하여야 하며, 등록기준에 위배되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넷째, 공정거래법 제40조(부당한 공동행위의 금지), 같은 법 제47조(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같은 법 제50조(과징금), 같은 법 제124조(벌칙)에 의한 처분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행정처분이다. 이보다 더 강한 처벌 규정은 없다. 그래서 이보다 더 강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

이번에 LH가 내놓은 벌떼 입찰 규제 대책도 역시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일 뿐이다. 그 내용을 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건설사가 계열사를 대거 동원해 편법으로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벌떼 입찰을 근절하기 위해 앞으로 '1사 1필지'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물론 공공택지 경쟁률 과열이 예상되는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과밀억제권역 등 규제지역의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용지를 대상으로 3년간(2025년까지) 시행하고 성과 등을 점검한 이후 연장 여부를 결정키로 한 것이다. 또한 벌떼 입찰을 통해 낙찰받는 건설사들은 대부분 본사가 위장 계열사를 만들어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는 계열사들로 계열관계 판단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4조에 따른 기업집단,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라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상 특수관계자 해당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를 위해 LH는 당첨업체를 선정한 후 당첨 업체에서 받은 서류를 위탁 회계법인에 송부하고, 회계법인은 당첨업체의 계열관계를 공고일 기준으로 조사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청약 참여 업체 중 계열 관계사가 없는 경우 계약을 체결하고 계열 관계사가 발견될 경우 당첨을 취소한다.

그뿐만 아니라 LH는 그간 편법으로 이뤄져 왔던 벌떼 입찰을 뿌리 뽑고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지구의 본격적인 공동주택용지 공급에 앞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하기 위해 등록기준 미달 등 페이퍼컴퍼니 사전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계열사에 대한 모기업의 부당 지원 등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는 등 벌떼 입찰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벌떼 입찰은 사회적 악이며 도덕적 해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늦은 감은 있지만 LH가 지금이라도 이러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며 이번 개선방안이 국민 주거 안정과 주택시장 질서 확립은 물론 가격안정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지금 당장 여야는 국회에서 벌떼 입찰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그리고 적발되면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는 법률적 처벌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국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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