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은 황선오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10개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및 기업금융(IB)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현황에 대해 증권사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증권사 건전성 제고 및 투자자 보호 강화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 부원장보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권사 PF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투자손실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과도한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부실채권에 대해서는 조속히 상각하고, 부실이 우려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외부 매각이나 재구조화를 통해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손실 흡수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증권사는 대출만기 연장, 인허가 지연 등으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한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고, 부도율(PD) 적용 시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등 충당금 산정기준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황 부원장보는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불거진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약 90%를 상각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황 부원장보는 "해외 대체투자는 건별 금액이 많고, 지분이나 중·후순위 대출 방식으로 투자된 경우가 많아 증권사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시로 자체 점검을 통해 투자 대상 자산의 손실 징후 발생 시 재무제표에 적시에 반영해달라"고 전했다.
해외 대체투자와 관련한 투자자 피해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실 발생 시 투자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담보, 보증, 보험 등 투자자 권리 구제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리테일 채널을 통해 상품화하는 경우 엄격한 심사 절차를 적용하고 판매과정에서 각종 투자위험이 빠짐없이 설명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액 투자 건을 다수의 개인투자자에게 나눠 판매하는 과정에서 공모 규제 위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통제 절차도 재점검하라"고 당부했다.
형후 금감원은 만기 연장 등 특이 동향에 대해서 일일 모니터링하고, 충당금 설정, 부동산 익스포저 평가의 적정성 등을 지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가 취약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 방안을 제출하도록 해 점검하고, CEO 개별 면담을 실시하는 등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업계와 수시로 소통하고 적극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runhai@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